日 ‘폭염속 절전’ 딜레마…열사병으로 2명 사망

日 ‘폭염속 절전’ 딜레마…열사병으로 2명 사망

입력 2011-06-23 00:00
업데이트 2011-06-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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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전력난을 피하려고 범국민적인 절전 운동을 벌이는 일본 열도에 불볕더위가 덮쳐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2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22일 낮 12시30분께 이바라키(茨城)현 도리데(取手)시의 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농사일을 하던 이오카 미야(飯岡仁也.79.여)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열사병 탓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성은 22일 오전 9시께 집을 나섰지만, 점심 심사를 하러 돌아오지 않았다. 도리데시와 가까운 류가사키(龍ケ崎)시의 최고 기온은 33.2℃였지만 오후 2시30분께 비닐하우스 안의 기온은 39℃였다.

올여름 들어 열사병으로 사망자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망 원인이 열사병인지 불확실하긴 하지만 지난 9일 오키나와(沖繩)현의 주택 방안에서 한 여성(74)이 숨진 것도 열사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NHK는 전했다.

NHK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 실려간 이들은 680명을 넘었다.

22일에는 이바라키현뿐만 일본 전역의 기온이 치솟았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군마(群馬)현 다테바야시(館林)시가 36.5℃, 사이타마(埼玉)현 구마가야(熊谷)시가 35.5℃를 기록하는 등 13곳에서 35℃를 넘었다. 35℃를 넘은 것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신음한 지난해보다도 4일 빨랐다. 구마가야시는 40.9℃의 일본 최고 기온 기록을 보유한 지역이다. 구마가야시의 한 백화점은 22일 에어컨 설정온도를 28℃로 높였지만, 물건을 사러 온 주부(54)는 “바깥에 비하면 여긴 천국”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도쿄 오테마치(大手町)가 31.9℃를 기록하는 등 401곳이 30℃를 넘었다. 일본 규슈 지방은 이미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奄美)지방도 22일 장마가 끝났는데, 이는 예년보다 일주일이나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상당수 일본인은 전기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에어컨을 켜지 않거나 에어컨 설정온도를 예년보다 높인 채 버텼다. 하루 1천668만명이 이용하는 JR동일본은 도쿄 도심을 순환하는 야마노테(山手)선의 냉방 온도를 27℃로 설정하는 등 에어컨 온도를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2℃도씩 높였다.

동일본대지진 피해가 집중된 도호쿠(東北) 지방의 대피소는 주변의 눈길 탓에 옷도 벗지 못한 채 선풍기로 더위를 쫓아야 했다. 후쿠시마현의 한 대피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을 걱정한 나머지 창문도 열지 못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원전 주변 피난구역의 주민들은 짐을 챙기러 일시 귀가할 때마다 입어야 하는 두꺼운 방호복 탓에 열사병에 걸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고령자들이 덥고 냄새가 나는 대피소의 임시 화장소에 가기 싫은 나머지 물을 마시지 않거나 에어컨을 켜지 않다가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 와중에도 전력사용량은 치솟았다.

22일 오후 4시께부터 1시간 동안 도쿄전력 담당 지역의 전력사용량은 4천129만㎾로 지진 발생 후 최대를 기록했다. 예상치는 3천990만㎾였지만, 100만㎾ 이상 웃돌았다. 공급 능력은 4천730만㎾로 사용률은 87.3%였다. 일본 정부는 전력 사용률이 97%를 넘으면 ‘전력수급 비상 경보’(가칭)를 발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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