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장교 120명 이탈에도 카다피 결국 퇴진 거부

장교 120명 이탈에도 카다피 결국 퇴진 거부

입력 2011-06-01 00:00
업데이트 2011-06-01 00: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남은 장성 10명뿐”… AU 특사 주마, 휴전 중재 실패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끝내 퇴진을 거부했다.

31일(현지시간)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카다피는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리비아를 떠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석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날 아프리카연합(AU) 특사 자격으로 트리폴리를 찾은 주마 대통령의 휴전 및 카다피 퇴진 중재 노력이 지난 4월에 이어 연거푸 실패한 것이다.

주마 대통령은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서 카다피와 만나 휴전 조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1일 이후 자취를 감췄던 카다피는 주마 대통령을 영접하는 장면이 TV에 방영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카다피가 ‘버티기’를 고집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반군의 한층 강화된 공세 속에 카다피 친위부대 장성 등 장교·병사 120명이 이탈하는 등 내부 붕괴마저 가속화하면서 리비아 사태는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31일 리비아 반군 거점 벵가지를 찾은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도 “카다피 정권은 끝났다. 측근들은 떠났고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그를 거부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도 상실했다.”는 말로 카다피의 최후가 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주마 대통령은 회동을 마친 뒤 리비아, 남아공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나토군의 공습을 포함한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리비아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리비아인들끼리 대화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카다피의 요구를 전하며 카다피가 서방의 개입 없이 반군과 협상할 용의를 피력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주마 대통령과 카다피의 회동 결과를 전해들은 반군 측은 카다피 퇴진이 빠진 어떠한 휴전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즉각 거부했다. 리비아 정부도 주마 대통령의 6시간이라는 짧은 방문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어 휴전 전제조건에 진전이 없었음을 뒷받침했다.

점점 옥죄어 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휴전 중재 노력도 무위로 끝남에 따라 카다피는 나토의 강화된 공습과 반군들의 공세, 가속화하는 내부 붕괴 등 삼중고에 직면했다.

주마 대통령의 트리폴리 방문과 비슷한 시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카다피군 소속 장성 5명 등 8명의 고급 장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반군 측에 가세, 카다피에 일격을 가했다. 리비아 정부군 장성이었던 멜루드 마수드 할라사는 튀니지를 거쳐 며칠 전 이탈리아로 함께 탈출한 리비아군이 12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카다피군의 전력이 리비아 사태 발생 이전의 20% 수준으로 약화됐다.”면서 “카디피군에 남아 있는 장성은 10명밖에 안 되며 우리도 벵가지로 돌아가 반군에 합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최측근과 각료들의 잇따른 망명 사태에 이은 이번 친위대 고급 장교들의 대거 이탈로 카다피 체제를 지탱해온 마지막 보루인 군부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편 주마 대통령의 휴전 중재 노력이 실패한 뒤 수시간 만에 나토군의 공습이 재개됐다고 리비아 TV들이 보도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2011-06-01 17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