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로 북방영토 해결’ 전략 실패

日 ‘경제로 북방영토 해결’ 전략 실패

입력 2011-02-13 00:00
업데이트 2011-02-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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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방문을 통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 쿠릴열도(일본은 ‘북방영토’로 표기) 문제를 진전시켜보려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의 의욕적 행보가 무위에 그쳤다.

마에하라 외상은 11일과 12일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에서 경제협력이라는 당근으로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 쿠릴열도 4개섬 반환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시도했지만 러시아의 자세는 강경하기만 했다.

러시아는 1956년의 일-소련 공동선언에서 남 쿠릴열도 4개섬 가운데 시고탄(色丹)과 하보마이(齒舞)의 일본 반환을 약속했지만 이마저 백지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은 12일 마에하라 외상과의 회담에서 “일본의 주장이 바뀌지 않는 한 영토문제 협의를 계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경고했다.

일본이 계속 남 쿠릴열도 4개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반환을 요구하는 한 영토 문제 교섭에 더이상 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난 11일 있었던 마에하라 외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서로 악수도 나누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했다는 후문이다.

마에하라 외상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와의 면담을 기대했으나 무산됐고, 간 총리의 러시아 방문 문제 협의도 벽에 부닥쳤다.

양국의 외교관계에 결정적으로 금이 간 것은 지난 7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북방영토의 날’ 행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작년 11월 쿠릴열도를 방문에 대해 “용인하기 어려운 폭거”라고 격렬하게 비난하면서부터다.

간 총리는 작년 9월 중국과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충돌과 11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 이후 저자세 외교 논란이 계속되자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지만 실익 없이 러시아의 감정만 긁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양국 외교관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일본의 남 쿠릴열도 반환 협상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마에하라 외상이 무역 확대 등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영토문제 해결을 기대했지만 러시아의 기본 방침은 경제협력과 영토문제는 별개라는 정반대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과거 일본에 남 쿠릴열도 2개섬을 반환하는 대신 대규모 경제협력을 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극동의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에 눈을 돌려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고 일본이 투자하지 않을 경우 한국과 중국을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다급한 쪽은 일본이다. 영토 반환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자칫하다가는 러시아 극동 개발의 주도권을 한국과 중국에 선점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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