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출마봉쇄…미얀마 ‘껍데기 총선’

아웅산 수치 출마봉쇄…미얀마 ‘껍데기 총선’

입력 2010-11-08 00:00
수정 2010-11-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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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의원선거… 군부 재집권 쇼에 그칠듯

미얀마가 7일 20년 만에 첫 총선거를 실시했다. 48년간 군사정권이 집권해 온 미얀마에서 치러진 민간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이다. 미얀마 총선은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64)가 이끄는 최대 야당인 국민민주연맹(NLD)이 승리했는데도 군사정권이 그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던 지난 1990년 선거 이후 처음이다.

미얀마 유권자 2900만여명은 보안군이 주요 거리를 순찰하는 등 엄중 경계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전국 4만여개 투표소를 찾았다. 총선에는 정당 등록을 마친 37개 정당이 참여했다. 정부는 소수 민족이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동부와 북부 국경지대 등 6개 주 310여개 마을 주민 150만여명의 투표권 행사를 배제시켰다.

미얀마는 선거에서 상·하 양원과 지방의회 의원들을 선출한 뒤 90일 이후에 새 정부를 수립, 국명을 ‘미얀마연방’에서 ‘미얀마연방공화국’으로 바꿀 방침이다. 그러나 총선은 민주주의를 도입했다는 ‘거짓 이미지’를 심기 위한 군사정권의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NN 등 서방 언론들은 “총선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호주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미얀마 총선에서 군사정권이 부정을 저질렀다.”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수치 등 야권 유력인사들이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 데다 야당 세력이 분열돼 군정의 지지를 받고 있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압승할 것이 유력하다.

군사정권은 지난 3월 수치 여사의 출마를 경계해 전과자들은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도록 규정한 선거법을 통과시켰다. 게다가 안정적인 의석 확보를 노려 상·하원의 25%씩을 군 지도부가 지명할 수 있게 했다. 수치 여사가 주도하는 NLD는 이 같은 ‘변칙’ 선거법에 반발해 선거 불참을 선언했고 정당 등록조차 거부해 지난 5월 이후 정당의 법적 지위를 상실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군사정권 최고 지도자인 탄 슈웨(77)가 총선 이후 의회가 선출하는 미얀마연방공화국의 첫 대통령으로 재집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 투 와이 총재는 “USDP와 정부 당국이 유권자들을 위협하고 돈을 살포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벌이고 있다.”면서 “통합선거위원회에 선거 부정 행위를 비판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89년 이래 15번째 가택연금 중인 수치 는 오는 13일 풀려날 예정이다. 군부 정권은 수치의 출마를 막기 위해 연금해제 시점을 총선 이후로 잡았다. 1990년 총선에서 NLD는 485석 가운데 392석을 차지, 압승을 거뒀으나 군사정권은 정권 이양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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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10-11-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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