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유혈사태 확산] 옐로셔츠 vs 레드셔츠 계급갈등… 브레이크 없는 충돌

[태국 유혈사태 확산] 옐로셔츠 vs 레드셔츠 계급갈등… 브레이크 없는 충돌

입력 2010-05-18 00:00
수정 2010-05-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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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대립 몰고온 원인은

태국 정부와 반정부시위대의 유혈충돌사태를 몰고 온 극한 대립의 직접적인 계기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몰아낸 2006년 9월 쿠데타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뿌리는 엘리트 지배계급과 가난한 농민계급·도시빈민층 사이의 계급대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국 군인들이 17일 수도 방콕 인근에 임시 초소를 설치해놓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날 시위 지역 일대에 대한 통금 조치도 검토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방콕 AP 특약
태국 군인들이 17일 수도 방콕 인근에 임시 초소를 설치해놓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날 시위 지역 일대에 대한 통금 조치도 검토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방콕 AP 특약
불타고…  태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오후 3시를 해산 ‘최후통첩’시간으로 통보했지만 3시가 넘은 오후 시위대 중 한 명이 타이어가 불타고 있는 방콕 시내의 거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방콕 AFP 연합뉴스
불타고…
태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오후 3시를 해산 ‘최후통첩’시간으로 통보했지만 3시가 넘은 오후 시위대 중 한 명이 타이어가 불타고 있는 방콕 시내의 거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방콕 AFP 연합뉴스


2개월 넘게 반정부시위를 벌이는 이른바 ‘붉은 셔츠’의 핵심은 도시 빈민층과 북부와 북동부 지역 농민들이다. 이들이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것은 탁신 이전까지 어느 누구도 이들을 위한 정치를 편 적이 없다는 사정이 자리잡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취임 이후 농가채무 탕감, 저소득층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을 통해 저소득층 소득수준을 높여 유효수요를 창출하려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이런 정책의 최대수혜자가 바로 북부와 북동부에 거주하는 빈곤 농민층과 도시빈민층이다.

이들과 달리 도시 중산층들은 세금은 자기들이 내고 농민 좋은 일만 시킨다며 탁신 총리에 대한 불만을 키웠다. 탁신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것도 반감을 키웠다.

☞[포토]유혈충돌 태국 어디로…

2006년 쿠데타는 탁신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의 갈등이 표면에 드러난 계기가 됐다. 탁신 반대세력인 ‘노란 셔츠’는 왕실과 군부 등 지배엘리트를 주축으로 한다. 노란색 자체가 왕실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노란 셔츠’는 특히 쿠데타 이후 첫 총선에서 탁신계 정당인 ‘국민의 힘’이 승리하자 2008년 8월부터 3개월 넘게 정부청사를 점거했고 같은 해 11월 말에는 수완나품 국제공항과 돈므앙 국내공항을 8∼9일 동안 점거해 시위를 벌였다.

결국 친탁신계 인물들이 장악하고 있던 정부는 무너졌고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를 수반으로 한 현 정권이 들어섰다. ‘붉은 셔츠’로서는 ‘노란 셔츠’가 ‘투쟁 승리’의 선례를 보여준 셈이다.

지난 2월 말 대법원이 부정축재 혐의로 태국 내 은행 계좌에 동결돼 있던 탁신 전 총리의 재산 766억바트(약 2조 7000억원) 가운데 460억바트를 국고에 귀속시키라고 한 판결은 갈등에 불을 질렀다. 대법원 판결 직후 ‘붉은 셔츠’는 조기 총선과 의회 해산을 촉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총선을 실시하면 표대결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극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지만 양측의 구심점인 국왕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도 브레이크 없는 충돌을 부채질하고 있다. ‘살아 있는 부처’로 추앙받으며 현실 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푸미폰 아둔야뎃(82) 국왕은 노환으로 인해 지난해 9월부터 장기 입원치료를 받으며 최근 정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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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0-05-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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