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13세 소녀, 결혼 나흘만에 사망…풍습이 부른 참극

예멘 13세 소녀, 결혼 나흘만에 사망…풍습이 부른 참극

입력 2010-04-09 00:00
수정 2010-04-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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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에서 10대 소녀가 가족에 의해 20대 남성과 강제로 결혼한지 나흘만에 생식기에 상처를 입고 숨지면서 조혼(早婚) 풍습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아랍 여성들의 포럼’은 예멘 하자 주(州)의 13세 소녀가 가족의 뜻에 따라 23세의 한 남성과 결혼한지 나흘만인 지난 2일 생식기에 난 상처로 인한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7일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이 결혼은 소녀의 남편과 오빠가 결혼할 때 신랑이 처가에 내야 하는 고액의 결혼 지참금을 낼 필요없이 서로의 자매들과 결혼하기로 한 약속에 따라 성사됐으며 소녀의 남편은 현재 예멘 당국에 억류돼 있다.

 이러한 사례는 예멘의 빈곤층에서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계약이라고 이 단체는 전했다.

 지난해 예멘 사회부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예멘 전체 여성의 4분의 1 가량이 15세가 되기 전에 결혼하는데 이는 부족 사회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조혼 풍습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많은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조혼을 뿌리뽑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딸을 가진 부모들은 남성들이 제안하는 수백달러에 이르는 혼인 지참금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또 어린 신부일수록 순종적인 아내로 키울 수 있고 더 많은 아이들을 낳을 수 있으며 유혹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도 악습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예멘의 조혼 풍습이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당시 8세였던 한 소녀가 부모에 의해 30대 남성과 강제로 결혼을 한 뒤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지난해 9월에는 20대 남성과 결혼한 예멘의 12세 소녀가 출산을 하기 위해 사흘간 고통을 겪다 과다출혈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혼 풍습으로 많은 소녀들이 고통받으면서 예멘 의회는 결혼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17세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보수 성직자들이 반발하고 정부도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예멘은 한때 결혼 최소연령을 15세로 규정했으나 1990년대 들어서 의회는 부모들이 딸을 언제 결혼시킬지 결정해야 한다며 이 규정을 무효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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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예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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