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유명지 내년 전면 시행
“깡마른 몸, 포토샵으로 살 붙이기도 지겨워!”독일의 유명 여성잡지 ‘브리히테’가 내년부터 지면에서 전문 모델을 전면 퇴출시키겠다고 밝혀 화제다. 70만부 이상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브리히테의 편집장 안드레아스 레버트는 “수년간 저체중 모델들의 사진을 다듬는 데 지쳤다.”며 더 이상 제로(0) 사이즈 모델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제로 사이즈는 허리 22인치가량의 매우 마른 몸을 말한다.
요즘 모델들은 보통 여성들보다 체중이 23%나 적게 나간다. 레버트 편집장은 이번 결정은 패션기사에 실린 비현실적 모델들이 실제 여성들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독자들의 불만에 따른 것이라며 “독자들은 더 이상 툭 튀어나온 뼈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잡지사 측은 대신 평범한 여성들의 실제 삶을 지면에 불러낼 방침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니스 스타 슈테피 그라프, 7명의 자녀를 둔 엄마이자 독일 가족부 장관인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등이 후보군이다.
미모나 패션 감각 대신 건강함, 능력으로 ‘성공의 아이콘’이 된 여성들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일각에서는 브리히테의 ‘모델 금지령’이 매출 감소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일 뿐이라고 비난한다. 이처럼 패션업계에 만연했던 ‘제로 사이즈 문화’는 세계적으로 막을 내리는 추세다. 2006년 우루과이 출신 모델 자매 2명이 잇따라 거식증으로 숨지자 이듬해 스페인에서는 너무 마른 모델이 패션쇼에 서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이탈리아도 2006년 밀라노 패션쇼에서 마른 모델 출연을 금지했다. 지난해 프랑스 의회는 더 건강한 몸의 이미지를 홍보에 쓰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영국 보그 등 각국 패션잡지들도 마른 모델 섭외를 자제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9-10-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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