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창고에 화염… 반 총장 항의
가자시티의 중심부로부터 1.5㎞ 근방까지 진입한 이스라엘군은 이날 도심 내 주요 건물들에 포탄을 마구 쏘아댔고, 이 과정에서 700여 명의 난민이 피난해 있던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본부 건물이 피폭돼 직원 3명 이상이 부상하고 수 백톤(t) 분량의 구호품 창고가 불길에 휩싸였다.
포격 직후 유엔은 “가자 지구에서의 모든 활동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휴전 중재차 중동 지역을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포격 소식을 접한 뒤 “(UNRWA의 본부를 포격한 이스라엘에) 강한 항의와 분노를 표한다.” 면서 “이번 포격에 대한 진상조사를 (이스라엘 측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은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내게 ‘(이번 포격은) 중대한 실수를 했다.” 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럽의회 휴전촉구 결의안 채택
한편 유럽의회는 1월 본회의 최종일인 1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본회의장에서 표결이 아닌 ‘거수’ 만장일치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양측에 즉각적이고 항구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가자지구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이집트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가자 지구 전투를 10일간 중단하자는 내용의 임시 휴전안을 제의한 가운데 14일 하마스 측이 종전의 강경 태도를 바꿔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임시 휴전안은 하마스가 휴전 조건으로 내세운 이스라엘군 철수와 국경봉쇄 해제를 철회하는 대신 이스라엘군을 잔류시킨 채 ‘10일 휴전’ 기간 중 이집트-가자 지구 국경지대를 통한 무기밀수 방지와 라파 국경통과소를 개방하는 논의를 벌인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하마스가 임시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함에 따라 사실상 가자사태 해결의 공은 이스라엘로 넘어갔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안팎에서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양측 휴전 합의는 임박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자사태 해결 이스라엘 손에
이스라엘 일간지인 하레츠는 이날 수뇌부 3인 중 올메르트 총리를 제외한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과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은 이미 하마스의 세가 충분히 약해졌고,국제사회의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즉각 휴전’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미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이스라엘이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는 오는 20일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작전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날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가 가자 지구 공격에 항의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단절키로 하는 등 갈수록 거세지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도 이슬라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5일 국방부의 아모스 길라드 외교군사정책국장을 카이로로 보내 협상을 벌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