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투입 ‘복잡한 셈법’

이스라엘 지상군투입 ‘복잡한 셈법’

입력 2008-12-31 00:00
수정 2008-12-3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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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하지만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다소 망설이는 분위기다.

실제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지상전을 무리하게 밀고 나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2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 내부에도 가자지구 공격 방식에 대해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갈등이 소강 상태를 맞거나 새로운 정전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신문은 또 슐로모 브롬 이스라엘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마스와 어떻게 휴전 협상을 체결하는가가 이번 갈등의 핵심”이라고 보도했다.분쟁의 목표가 휴전이라면 무리하게 지상전군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는 골칫거리다.2006년 이스라엘이 자국의 군인 납치를 이유로 34일에 걸쳐 레바논과 전쟁을 벌였지만 결과는 이스라엘의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이스라엘이 무리하게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하마스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헤즈볼라의 개입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자연히 ‘헤즈볼라의 악몽’을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논설담당 부편집인인 잭슨 딜은 칼럼에서 “이번 가자지구 공습도 2년 전 헤즈볼라의 전쟁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설령 지상군 투입으로 가자지구의 하마스 세력을 완전히 제거한다고 해도 이스라엘의 부담은 남아 있다.예루살렘 포스트는 “하마스가 붕괴돼도 이를 대신해 가자지구를 통치할 세력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주민들의 강렬한 반발과 잔존해 있는 하마스 세력의 테러 등을 고려할 때 통치비용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오히려 하마스의 공백을 틈타 다른 이슬람 무장세력이 가자지구에 손을 뻗칠 가능성도 있다.한 팔레스타인 대학 교수도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하면 하마스 대신 이슬람 지하드나 알 카에다가 다가올 것”이라고 점쳤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압박도 무시하기엔 부담스럽다.그러나 지금으로선 휴전협정을 받아들일 뜻은 없어 보인다.벤저민 벤-엘리제르 이스라엘 기반시설장관은 30일 “지금 단계에서는 정전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면서 “만약 정전을 하게 되면 하마스는 전력을 회복해 이스라엘에 대한 더 강한 공격을 준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8-12-3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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