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아기’ 출산때까지 낙태 권하는 사회

‘슈퍼아기’ 출산때까지 낙태 권하는 사회

안동환 기자
입력 2008-10-27 00:00
수정 2008-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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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아 유전자 진단법 논란 확산

태아의 유전자 진단 기술은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인가.

‘유전자 칩’을 활용해 우량 형질의 태아를 감별하는 기술이 미국 의학계에서 확대되면서 윤리적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26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소개했다.

유전자 칩을 이용한 태아 진단법은 다운증후군 등 각종 유전 질환뿐 아니라 암, 비만, 당뇨, 정신질환 등 임신된 태아가 가질 수 있는 미래의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향후 태아의 지능과 외모, 성격도 감별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론적으로 임신 초기부터 ‘슈퍼 아기’를 판명해 선택 출산하는 사례가 가능해진다.

미국에서 유전자 진단법은 대중화되고 있다. 현재 휴스턴의 베일러의과대와 워싱턴주의 스포케인 시그너처 게놈 연구소가 실행 중이며 최근 조지아주의 에머리 대학병원도 진단법을 도입했다.

아서 보데트 베일리의대 분자유전학 박사는 “검사 비용이 1600달러로 고가이지만 기형을 야기할 수 있는 150종의 유전질환을 포함해 아기의 지능 지체 여부를 판별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하지 못한 아기가 가져올 불행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논란은 태아의 유전자 진단 결과가 100%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낙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우려이다. 태아가 유전 질환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되면 비용 부담을 의식한 보험사들이 부모에게 낙태를 종용한다.

젠 프리드먼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는 “현 검사법으로도 유전적 이상을 100%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베일러의대와 시그너처 게놈 연구소도 1% 안팎의 불확실성은 인정하고 있다. 데이비드 프랜티스 가족연구협의회 회장은 “우수 형질만 출산하겠다는 발상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미 시행중인 ‘착상전 유전자진단법(PGD)’은 수정란 단계에서 유전자를 진단해 태아의 성별을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우수 형질의 태아만 세팅하는 ‘디자이너 베이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생명윤리학자 조지타운대 케빈 피츠제럴드 교수는 “생명에 대한 과학기술적 논쟁은 이제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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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8-10-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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