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즈네프 서기장 발언록 공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지난 1968년 미국의 푸에블로호 피랍 직후, 미국이 북한 연안에 핵항공모함과 전투기를 배치하자 소련 정부는 이를 강력 항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이는 미 우드로윌슨센터의 ‘냉전 국제사 프로젝트’ 파일 가운데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발언록에서 나타났다. 자료는 우드로윌슨센터측이 러시아어 문서를 영어로 번역해 놓은 것이다.
발언록에서 브레즈네프는 푸에블로호 나포사건(1월23일) 열흘쯤 후인 1968년 2월3일 존슨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소련의 안보 이익과 관련해 국경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의 행동에 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필요하면 응전에 나설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브레즈네프는 또 서한에서 “북한에 대해 협박과 압력을 가하는 건 사태를 막다른 길로 몰아가고,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고 미국측에 상기시켰다.
브레즈네프는 “이런 조치가 효과를 발휘해 결국 존슨 대통령이 2월6일 동해 부근에 군사력을 집중시킨 배경을 설명하고, 푸에블로호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 서로(미·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답신을 보내 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핵항모 엔터프라이즈호가 북한 연안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브레즈네프는 “북한에는 미국에 도발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 푸에블로호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그러나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주민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고, 유사시 소련의 신속한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는 공식문서를 알렉세이 코시긴 총리 앞으로 전달했었다.
kmkim@seoul.co.kr
2008-09-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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