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ry 애버리진”

“Sorry 애버리진”

최종찬 기자
입력 2008-02-14 00:00
수정 2008-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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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드 호주총리, 원주민 차별정책 100년만에 공식 사과

호주 연방정부가 13일 원주민(애버리진) 탄압에 대해 1세기 만에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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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러드(왼쪽) 호주 총리가 13일 캔버라에 위치한 의회에서 그동안의 원주민 탄압에 대해 공식 사과연설을 한 뒤 원주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캔버라(호주) AP 특약
케빈 러드(왼쪽) 호주 총리가 13일 캔버라에 위치한 의회에서 그동안의 원주민 탄압에 대해 공식 사과연설을 한 뒤 원주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캔버라(호주) AP 특약
지난해 태즈메이니아가 주정부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공식 사과와 보상을 약속한 것에 대해 연방정부가 화답한 것이다. 원주민들과 인권단체들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부끄러운 과거사에 대한 정부의 반성이다.

차별정책이 시행된 지 100년이 지난 뒤 정부가 마침내 사과함으로써 원주민과 백인 사이의 화해를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이날 캔버라에 있는 의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BBC,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러드 총리는 지난해 11월24일 치러진 연방총선에서 존 하워드의 5연속 집권을 저지하며 12년 만에 정권교체를 일궈낸 후 원주민에 대한 사과를 약속했었다.

러드는 “우리는 동료 원주민에게 깊은 슬픔, 고통, 손실을 안긴 역대 정부의 법률, 정책들에 대해 사과한다.”며 “과거 잘못을 바로잡아 새로운 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도둑맞은 세대’에게 사과했다. 이들은 호주에 인종차별국이란 오명을 안긴 대표적인 차별정책인 ‘동화정책’의 최대 피해자들이다. 이 정책은 지난 1900년부터 1970년까지 시행됐다. 핏덩이를 포함한 원주민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강제로 빼앗아 교회나 고아원 등 강제 수용시설에서 기르며 영어를 가르치고 동화가 됐다고 믿으면 시민권을 주는 정책이었다. 최대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원주민 아이들이 희생양이 됐다.

원주민 인권지도자인 톰 칼마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호주의 정치 지도자들이 원주민과의 관계설정 원칙으로 존엄, 희망, 상호존중을 골랐다.”고 평했다.

호주 원주민 담당장관 대변인 제니 매클린은 “원주민과 일반 호주인 사이의 뿌리깊은 불평등을 씻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주민들은 무력을 앞세운 백인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보금자리에서 쫓겨나는 등 가혹한 탄압을 받았다.

100만명을 웃돌던 원주민은 백인들의 차별정책으로 한때 10만명까지 줄었다가 지금은 조금 늘어 46만명선. 하지만 아직도 호주 전체 인구 2100만명의 2%에 불과하다.

원주민들은 지금도 차별정책의 후유증에 허덕이고 있다. 대물린 가난으로 원주민 실업률은 하늘을 치솟고 평균수명은 일반 호주인보다 17년이나 짧고 류머티즘 발병률도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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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2008-02-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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