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정복’할 곳으로 문화계를 꼽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은 국내에서 보안·정보 분야나 석유재벌, 언론매체 등과의 힘겨루기에서는 이미 모두 승리했다. 일부 반발이 있었지만 힘으로 모두 눌렀다. 이런 여세를 발판 삼아 2일 일제히 투표가 시작된 이번 총선에서도 굳건한 위치를 확보했다.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은 전체 의석 450석 가운데 최소 62%를 차지하는 압승이 예상된다.
푸틴은 문화계에도 나름의 기준으로 철권을 휘두를 기세다. 옛 소련식의 억압은 아니지만,‘푸틴식’ 검열은 문화계에도 이미 적용돼 왔다. 몇주 전 러시아 문화장관은 파리에서 열린 러시아 현대미술 전시회를 검열했다. 제복을 입은 두 명의 러시아 남성경찰이 숲속에서 진한 키스를 하고 있는 작품 등 수십 개가 전시목록에서 빠졌다.
지난해에는 크렘린과 러시아 정교회를 비꼬는 선동적인 작품들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화랑 대표가 폭력 청부업자들에게 심하게 맞았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폭력가담자를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 몇년간 문화적 저항주의자들이 기소된 경우는 최소 6건에 달한다.
크렘린은 영화제작자인 니키타 미칼코프 등과 같은 거물 문화계 인사들은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미칼코프는 가상의 수만명의 예술가들 이름으로 푸틴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편지를 썼다. 헌법상 내년 3월로 제약된 임기에 국한되지 말고 계속 집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크렘린의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 문화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저명 작가인 빅토르 예로페예프는 “당국이 옛 소련시절처럼 탄압하지는 않지만 2년만 더 있으면 (탄압하는)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문화계에 대한 크렘린의 압박을 우려했다.
한편 푸틴이 얼마나 압승을 거둘지가 관심인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총선이 2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동부의 페트로파블로프스크-캄차츠키시 32번 투표소를 처음으로 시작됐다. 전국 9만 5000여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예비결과는 3일 이날 오전 10시쯤 발표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