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랍 터키 굴 대통령 세속주의 수호 약속

친아랍 터키 굴 대통령 세속주의 수호 약속

이종수 기자
입력 2007-08-30 00:00
수정 2007-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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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은 이슬람, 목표는 EU가입

|파리 이종수특파원|“급속한 친(親)이슬람 드라이브 대신 유럽연합(EU) 가입 주력.”

친이슬람 성향의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터키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굴 대통령의 탄생으로 친이슬람 성격의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의회에 이어 행정부도 장악하게 됐다.

이로써 터키는 강력한 친이슬람 정책을 펼 토대를 마련했다.2002년 총선에서 집권한 AKP는 단독 정부를 구성하고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했지만 그동안 세속주의 성향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정책 추진이 가로막혔다. 굴 대통령 체제의 등장으로 AKP는 이제 이슬람 스카프의 공공장소 착용 금지 규정 폐지 등 그동안 지연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급속한 이슬람 지향으로 선회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세속주의가 흔들릴 조짐을 보일 때마다 적극 개입해온 군부의 영향력이 건재한 데다 굴 대통령이 터키의 근간인 세속주의 수호를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터키 군부는 1960년,1971년,1980년 세 차례에 걸쳐 쿠데타를 일으킨 뒤 권력을 민정에 이양했고,1997년에는 압력 행사로 헌법재판소를 통해 터키의 첫 이슬람 정부를 와해시키기도 했다. 굴 신임 대통령이 이날 의회에서 열린 선서식에서 세속주의 체계를 수호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런 묘한 국내 상황에 따라 터키는 당분간 EU 가입에 주력할 전망이다. 굴 대통령은 외무장관 시절 EU 가입 협상과 그 전제조건인 지속적 경제 개혁 등을 강조해 왔다. 대선 후 구성될 새 내각의 외무장관으로 터키의 EU 가입 협상을 주도했던 알리 바바칸이 유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터키는 2005년 EU 회원국 후보국가가 됐으나 정치·경제 개혁의 지연으로 협상이 일부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터키의 EU 가입에 강력 반대해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최근 가입 협상 재개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도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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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lee@seoul.co.kr
2007-08-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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