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는 11일(현지시간) 시아파 정파인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가 발의하고 쿠르드족 정파들이 지지해 온 연방제 법안을 표결에 부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로써 이라크는 2008년에 북부 쿠르드족 자치정부와 남부 시아파 자치정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연방제법은 지난해 10월 제정된 이라크 새 헌법에 따라 도입됐다. 하지만 자신들의 거주 지역에 유전 지대가 별로 없는 수니파 아랍족이 극구 반대해 왔고 반미 저항세력과 함께 폭력 분쟁을 일으켜 왔다. 이라크 연방제의 골자는 전국 18개 주(州) 가운데 1개주 또는 그 이상이 주민투표를 통해 입법, 사법, 행정권을 행사하는 지역정부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미 사실상 자치권을 확보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이번 법안 통과로 앞으로 독립을 향해 매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북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도후크 등 기존의 3개 자치지역과 원유가 풍부한 키르쿠크주를 주민투표를 통해 병합, 소(小) 쿠르디스탄(쿠르드족 국가)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지난달부터 공공기관에서 이라크 국기를 내리고 쿠르드기를 쓰고 있다. 군대 역할을 하는 치안조직까지 거느렸다.
향후 인접국인 터키와 이란, 시리아 등에 흩어진 쿠르드족을 모두 모아 대(大) 쿠르디스탄을 세운다는 꿈도 꾸고 있다.
시아파 내 최대 정파인 SCIRI는 중남부의 9개주를 묶어 자치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라크인들은 자신들의 정파 거주 지역으로 모여드는 ‘엑소더스’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