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의회에서 벌어지는 이민법 논란을 지켜보면서 문득 떠오른 의문이다. 그러나 간단한 것 같았던 이 의문은 좀처럼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2005년 현재 미 전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208만 7496명이다.
한인단체들은 23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미 인구통계(센서스)국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현재 한국계는 121만 2248명으로 돼 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에게 ‘통계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정확한 답변을 해줄 만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200만이나 230만이란 숫자는 어디서 나왔을까? 대도시 지역의 한인 단체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인구통계국은 센서스를 위해 우편으로 설문지를 보낸다. 그런데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들은 설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시간도 없고, 영어로 빽빽하게 쓰여진 문서에 겁을 내서다. 설문지를 채워 보내는 한국인은 절반 정도다. 따라서 센서스 통계가 100만명이면 실제 인구는 200만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재외동포재단 수치도 그렇게 나왔을 것이다.”
매우 재미있는(?) 계산이지만 정부 산하 기관의 통계로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김영근 워싱턴 지역 한인회장은 지역구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계가 20만명”이라며 한국에 우호적인 입법 활동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의원들은 나중에 보좌관에게 “20만명이 맞느냐?”고 꼭 물어본다는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표와 돈이다. 따라서 정확한 유권자 수를 들이밀면 정치인들이 영향받는 것은 분명하다.
한인단체들은 지난 몇 년간 정확한 숫자를 조사하자고 외교부에 건의해왔다고 말한다. 외교부로선 미국과의 외교 문제도 있어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도 재외동포 참정권 문제가 논의되는 만큼 이번에 정확한 통계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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