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산불로 인한 말레이시아의 연무 피해는 봄철 우리나라에 부는 중국 황사와 같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특히 말레이시아 정부가 2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둘라 아마다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위험수위를 넘어선 최대 항구 도시 포트 클랑과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70㎞ 떨어진 농·수산물 집산지 쿠알라 셀랑고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관공서는 물론 민간 기업과 건설 현장, 채석장 등 모든 작업장이 폐쇄되며 쓰레기나 바비큐 등 외부 소각 행위도 일절 금지된다. 개인 승용차 사용도 억제된다.
바다위 총리는 대기 중 유해 성분을 측정하는 대기오염지수(API)가 이날 포트 클랑의 경우 529포인트, 쿠알라 셀랑고르는 531포인트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반도에서 API가 5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통상 300을 넘으면 위험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심각한 대기오염은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등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져 앞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수백 곳의 학교가 휴교 조치될 것으로 보이며, 공항과 항만 운영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정부는 산불 진화를 위해 인공강우를 활용키로 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인공강우는 화학약품이 포함된 구름씨를 공중에 뿌려 인위적으로 비구름을 만들어 비를 뿌리게 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러나 통행금지는 내리지 않았으며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 약국 등 필수 서비스업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현재 수마트라섬에서 일어난 900여건의 산불은 대부분 농민들이 새 작물을 심기 전 지력(地力)을 높이기 위해 밭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야당인 행동당(DAP)은 “국민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분노하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누리꾼들도 산불을 조속히 진화해줄 것을 인도네시아 당국에 촉구하는 온라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