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살찌우는 ‘부시 경제’

부유층 살찌우는 ‘부시 경제’

입력 2005-06-09 00:00
수정 2005-06-0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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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 시사주간지 ‘타임’이 미국 전역에 일고 있는 부동산 투기 광풍(狂風)에 대해 경고한 데 이어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맨해튼의 아파트값이 1년 전보다 34%나 올랐다며 거품 붕괴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의 출범 이후 미국 사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맨해튼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샌디에이고·마이애미 등 대도시들의 부동산 급등은 부시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을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날 사설을 통해 부유층의 배만 불리는 방향으로 조세법을 개정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움직임을 의회가 나서서 막도록 촉구해 주목된다.

●거래 아파트 평균가 127만달러 넘어서

NYT는 이날 부동산 중개업소 ‘할스테드 프로퍼티’의 월간 보고서를 인용, 지난달 맨해튼에서 거래된 674채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127만 6202달러(약 12억 7620만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4%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사상 최고가라고 NYT는 덧붙였다.

지난 4월 미국 전역의 아파트가격 평균은 20만 6000달러(2억 600만원)였다.

맨해튼의 부동산 상승이 이 추세대로 계속된다면 5년 전에 비해 로스앤젤레스 135%, 샌디에이고 132%, 마이애미와 워싱턴 DC 100% 이상 오른 것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저소득층이 더 많은 세금…안될 말”

NYT는 이날 ‘부시의 경제’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 행정부가 하는 일은 절대 다수 근로계층의 혜택을 박탈하고 나라를 빚더미에 올려놓으면서 이미 부를 주체하기 어려운 부자들에게 과실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시 행정부는 현재 투자 소득에 대한 세금 경감을 통해 최상위 계층의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NYT는 “부시 대통령이 제안하는 감세의 영구화 조치가 채택된다면 주식이나 채권투자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최상위 부유층의 세 부담이 줄고 중산층은 상대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소득 10만∼20만달러인 가구는 10년 뒤 소득세 비중이 연소득 100만달러가 넘는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5∼9%포인트 높아지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또 “현 단계에서 이 정책은 자녀들에게 물려줄 막대한 유산을 모으는 것 외에는 재산을 쓸 일이 없는 최상위 부유층에 더 많은 돈을 모아주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NYT는 “다른 계층의 희생을 통해 최상위 부유층을 더욱 살찌우려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의원들은 단호히 반대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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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6-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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