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서거] 국내 가톨릭·종교계 표정

[교황 서거] 국내 가톨릭·종교계 표정

입력 2005-04-04 00:00
수정 2005-04-0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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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천주교계는 교황 서거와 관련, 조문단을 구성해 바티칸 현지에 파견키로 하는 한편 전국 각 교구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일제히 봉헌키로 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의장 최창무 광주대교구장)는 3일 오전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 성신교정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수환 추기경과 주교회의 최창무 의장·정명조(부산교구장) 부의장·장익(춘천교구장) 총무 등으로 조문단을 구성, 오는 6∼7일쯤 바티칸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명동성당 추모물결
명동성당 추모물결 명동성당 추모물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한 3일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추도미사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가 집전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이날 회견에서 김수환 추기경과 장익 춘천교구장은 요한 바오로 2세를 추모하며 개인적인 추억을 털어놨다.

김 추기경은 “교황께서는 모든 이를 사랑으로 품어 인간의 존엄과 자유, 세계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신 분”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예수님이 겪은 수난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임종의 고통을 받아들이셨다.”고 애도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한국 방문 전 그의 한국어 공부를 도왔던 장 주교는 “교황께서 1984년 한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우리말을 배우시겠다고 해 40여차례 한국어를 가르쳐드렸다.”며 “교황께서는 일정이 워낙 바쁘셨는데도 나를 5분 이상 기다리게 한 적이 없고, 놀랄 정도로 진지하게 공부에 임하셨다.”고 말했다.

“그의 뜻 받들어 실천에 옮기자”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천주교계와 각 종교계 수장들이 일제히 메시지를 발표한 가운데 명동성당을 비롯한 전국의 각 교구성당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바티칸의 교황 서거 발표 직후 최창무 의장 명의의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모두의 빛나는 귀감이었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을 더없이 애석해한다.”며 “교황님은 분단된 이 나라 이 겨레의 평화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며 그 실현을 향해 음으로 양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셨다.”고 추도했다.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반목과 갈등이 심한 이 세상에 우뚝 서 평화·평등·자유를 주창하신 교황은 병들고 소외된 계층을 어루만지는 어버이 같은 분”이라며 “우리는 슬퍼하거나 허전함 속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되며, 그분의 평소 뜻을 받들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최성규 대표회장은 “온 세계인과 함께 교황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한다.”면서 “전 세계 가톨릭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백도웅 총무도 “서거하신 교황께서는 세계의 평화와 종교간 대화에 크게 기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가톨릭을 하나로 묶는 데 애쓰신 교황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한다.”고 밝혔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교황은 세계 각국과 각 민족을 뜻을 같이하는 친구로 여기고 직접 찾아 다니시는 등 인류 평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분이셨다.”면서 “그분이 남긴 평화의 가르침을 우리 모두가 이어가길 바란다.”고 존경과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평소 2배이상 신자 몰려

한편 이날 서울 명동성당에는 이른 아침부터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신자들이 몰리는 등 하루종일 교황의 서거를 애도하는 신자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검은 옷을 입은 신자들은 예배당에 들어가기 위해 정문 앞까지 길게 줄을 섰고 교황의 대형 초상화가 걸린 예배당 안은 통로까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밤을 새워 묵주기도를 했다는 천주교 신자 전남순(52·여)씨는 “교황께서는 살아계시는 동안 늘 어려운 곳을 살피셨으니, 이제 가셨지만 그 정신은 계속 살아서 움직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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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박지윤기자 jmkim@seoul.co.kr
2005-04-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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