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강력한 폭탄 공격으로 사망함에 따라 그동안 내정 간여 시비를 불러왔던 시리아가 배후로 지목되는 등 레바논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암살로 오랜 내전 끝에 이룩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존이 깨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리리 전 총리는 이날 승용차로 베이루트 해안을 달리던 중, 세인트조지 호텔 앞에서 폭탄 공격을 받고 경호원 등 13명과 함께 즉사했다. 차량 20대가 불타고 120여명이 다쳤으며 호텔 발코니가 날아갈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었다.
●스러진 전후 재건의 ‘희망’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인 하리리 전 총리는 2000년에 취임, 전후 재건을 진두지휘해오다 지난해 10월 사임한 뒤 시리아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야당에 가세하면서 친시리아 성향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정적으로 부각됐다.
시리아는 1975년 레바논 내전이 발발하자 이듬해부터 군대를 파견, 현재 1만 5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중동의 경제 요충인 레바논은 각 국에서 박해받은 기독교도와 수니파·시아파 무슬림, 드루즈파(과격 시아파) 등이 모여들어 종파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내전이 시작되자 이스라엘과 시리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자신들의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레바논을 전장으로 삼았다.
하리리 전 총리는 15년을 끈 내전의 상처를 복구하고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줄 상징으로 부각됐기에 그의 희생은 곧 종파 분쟁의 조정자이자 국제사회에 레바논의 재건을 호소할 중심축이 사라졌음을 뜻한다.
●내전 재연 우려
레바논 보안군은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인 아흐메드 아부 아다스의 베이루트 집을 급습, 컴퓨터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아다스는 암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레반트의 지지와 성전을 위한 단체’가 알자지라 방송에 보낸 비디오에 등장한 인물이다.
이 단체는 하리리 전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앞잡이라며 “이 공격은 사우디 보안군에 살해당한 순교자들에 대한 복수”라고 밝혔다.UPI는 이 단체가 알카에다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이번 공격에 350㎏의 폭약이 사용된 데다 하리리가 탑승한 차량의 기폭 감지장비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시리아의 정보기관 등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레바논과 시리아가 책임져야 한다며 5월 총선 전 시리아군 철수와 내각 사퇴, 국제사회 조사 및 중재를 요구했다.
술레이만 프란지에 내무장관은 15일 “하리리 전 총리가 자살 차량폭탄으로 숨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오는 5월 레바논 총선은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특히 이번 암살로 오랜 내전 끝에 이룩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존이 깨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리리 전 총리는 이날 승용차로 베이루트 해안을 달리던 중, 세인트조지 호텔 앞에서 폭탄 공격을 받고 경호원 등 13명과 함께 즉사했다. 차량 20대가 불타고 120여명이 다쳤으며 호텔 발코니가 날아갈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었다.
●스러진 전후 재건의 ‘희망’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인 하리리 전 총리는 2000년에 취임, 전후 재건을 진두지휘해오다 지난해 10월 사임한 뒤 시리아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야당에 가세하면서 친시리아 성향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정적으로 부각됐다.
시리아는 1975년 레바논 내전이 발발하자 이듬해부터 군대를 파견, 현재 1만 5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중동의 경제 요충인 레바논은 각 국에서 박해받은 기독교도와 수니파·시아파 무슬림, 드루즈파(과격 시아파) 등이 모여들어 종파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내전이 시작되자 이스라엘과 시리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자신들의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레바논을 전장으로 삼았다.
하리리 전 총리는 15년을 끈 내전의 상처를 복구하고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줄 상징으로 부각됐기에 그의 희생은 곧 종파 분쟁의 조정자이자 국제사회에 레바논의 재건을 호소할 중심축이 사라졌음을 뜻한다.
●내전 재연 우려
레바논 보안군은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인 아흐메드 아부 아다스의 베이루트 집을 급습, 컴퓨터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아다스는 암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레반트의 지지와 성전을 위한 단체’가 알자지라 방송에 보낸 비디오에 등장한 인물이다.
이 단체는 하리리 전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앞잡이라며 “이 공격은 사우디 보안군에 살해당한 순교자들에 대한 복수”라고 밝혔다.UPI는 이 단체가 알카에다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이번 공격에 350㎏의 폭약이 사용된 데다 하리리가 탑승한 차량의 기폭 감지장비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시리아의 정보기관 등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레바논과 시리아가 책임져야 한다며 5월 총선 전 시리아군 철수와 내각 사퇴, 국제사회 조사 및 중재를 요구했다.
술레이만 프란지에 내무장관은 15일 “하리리 전 총리가 자살 차량폭탄으로 숨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오는 5월 레바논 총선은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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