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규특파원 도쿄이야기] NHK회장 퇴임 이튿날 고문 취임 ‘논란’

[이춘규특파원 도쿄이야기] NHK회장 퇴임 이튿날 고문 취임 ‘논란’

입력 2005-01-28 00:00
수정 2005-01-2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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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는 영국 BBC와 함께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보도와 품격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국내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단연 세계 공영방송의 모범사례로 두 방송 배우기가 열풍인 시대도 있었다. 그런 두 방송이 잇달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대응 방식은 천양지차다.

BBC는 지난해 초 이라크전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보도 문제로 영국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4개 사로 분사안이 제기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후 3년간 직원의 10%인 3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는 등 신뢰회복 조치가 발빠르게 진행중이다.

NHK는 BBC의 대응과 대비된다. 직원들의 제작비 횡령과 수신료 착복 등 비리가 지난해 여름 이후 터져나오고, 최근엔 위안부 프로그램에 대한 자민당의 외압 의혹이 불거지면서 올봄 40만∼50만건의 시청료 거부가 예상되는데도 위기의식이 미약하다는 평이다.

오히려 불씨를 키워가는 기류다.NHK ‘왕당파’의 상징으로 25일 중도하차했던 에비사와 가쓰지(70) 전 회장이 퇴임 하루 만인 26일 고문으로 복귀했다. 중도퇴임한 회장이 임기 2년의 고문으로 취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욱이 NHK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경영위원회가 신임 하시모토 회장에 대해 인사 쇄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 일부 경영위원이 27일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반발하는 등 심상치 않다.

이에 따라 하시모토 회장이 내부승진한 것이 “자민당과 유착,‘정언일체’의 상징인 에비사와 전 회장이 인사·경영면에서 원격조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NHK 개혁은 이런 상태로는 물건너간 것”이라는 극단적인 평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체질변화 의지도 의심받고 있다.2005년도 예산안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예산을 전년대비 감축했다고 하지만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강하다. 조직비대화 해소를 위한 노력이 미약하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에비사와 전 회장의 ‘수렴청정 체제’ 논란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한국 공영방송 KBS도 방송법 개정 움직임에 따른 ‘공영성 논란’이 진행 중이어서 NHK의 추후 개혁 행보는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taein@seoul.co.kr
2005-01-2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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