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대은행 ‘무늬만 개혁중’

中 4대은행 ‘무늬만 개혁중’

입력 2004-06-08 00:00
수정 200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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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말 해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중국의 ‘4대 은행’들이 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구습이 남아 있어 갈 길이 멀다.

“국영기업 대신 신용도 높은 개인고객을 잡아라”

‘중국은행’ 선전시 지점에는 대리석이 깔린 ‘자산관리센터’가 마련돼 있다.할인점과 헬스클럽까지 갖춰진 이 센터는 예금이 6만달러(약 7200만원)가 넘는 ‘골드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은행은 주요 민간기업 내에 지점을 설치,직원들 월급 주거래은행 역할을 하는 대가로 차량할부금융 등 고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에너지기업인 크누크의 재무담당자는 “예전엔 은행이 왕이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은 고객을 찾아 사무실로 찾아온다.”며 급변한 중국 은행들의 영업문화를 지적했다.중국은행들이 개인 고객에게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7일 중국 정부가 4대은행인 중국은행,중국건설은행,중국공상은행,중국농업은행이 해외 증시에 상장될 수 있도록 강력한 은행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 은행들은 신용 평가없이 정부 지시에 따라 국영기업에 대출을 해줬지만 이제 엄격한 대출심사를 시행하고 있다.그 결과 대출은 점점 국영기업 대신 신용도가 높은 개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을 컨설팅하고 있는 매킨지는 “10년 안에 개인에 대한 대출과 금융서비스에서 나오는 수입이 중국 은행들의 수입 가운데 3분의1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3년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3배 이상 늘었고,차량 할부 금융도 9배나 급증했다.

사회주의 구습 타파,자산 건전화 시급

하지만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익숙한 중국 은행들이 개혁을 추진하는 데에는 걸림돌이 많다.은행들은 여전히 새로운 수입원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예금·대출 총액 증가를 중시한다.

보신주의는 신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가로막는다.매킨지의 컨설턴트 데이비드 본에믈로는 “중국 은행원들은 높은 수익을 얻는 것보다 위험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중국 은행원들의 1인당 생산성은 씨티은행의 20분의1에도 못미친다. 4대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003년 말 기준 15.2%로 이전보다 낮아졌지만,기존 부실채권이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신규대출이 늘어나면서 희석된 결과라고 AWSJ는 분석했다.

중국정부는 서구에서 교육받은 인재들을 은행 개혁 작업에 대거 투입,승부수를 띄우고 있다.외국은행과의 전략적 제휴와 외국자본의 투자유치등도 시도하고 있다.하지만 개혁이 성공하려면 부실채권 정리는 물론 자기자본비율을 국제기준인 8%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필수적이라고 신문은 조언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2004-06-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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