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大選 푸틴 압승

러시아 大選 푸틴 압승

입력 2004-03-16 00:00
수정 2004-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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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치러진 제4대 대선에서 승리,재집권에 성공했다.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이룬 경제적 성과와 강한 지도력에 기반한 ‘21세기 차르(러시아 황제)’ 이미지가 러시아 국민들에게 어필했다고 분석했다.

알렉산드르 베슈냐코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체 투표의 99.2%가 개표된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현재 71.2%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당선을 선언한다.”고 말했다.투표율은 64.3%로 잠정 집계됐다.공식 결과는 25일쯤 발표될 전망이다.

경제 재건이 재선 발판

푸틴 대통령 재임 동안 러시아는 분명 나아지고 안정됐다.90년대 중반 세 자릿수이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였다.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3%를 기록했다.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뒤인 99년 4월 107억달러이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880억달러로 늘어났다.푸틴 대통령은 세금과 공공부문에서 개혁을 시작,세금이 단순화되고 특히 기업세가 낮아졌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서 90년대 한 해에 200억달러씩 러시아를 빠져나가던 자금이 지난해에는 29억달러로 줄어들었다.지난 10월에는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처음으로 투자적격 판정을 받았다.

국제적으로 반(反)테러정책에 공조,미국 등 서구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북핵 6자회담에 참여하는 등 외교무대에 복귀했다.

개발독재로 가나

그러나 러시아 경제의 회복은 푸틴 대통령의 몫이라기보다는 루블화 폭락과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덕이라는 지적이 많다.푸틴 대통령의 공이라면 경제를 시장통에게 맡긴 점이다.이달초 단행된 개각에서 대부분의 경제통은 유임됐고 총리에 임명된 미하일 프라드코프,제1부총리인 알렉산드르 주코프 모두 경제통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더 많은 권력을 장악하려 애썼다.지난해 12월 국가두마(하원) 선거에서 언론의 비판기능을 무력화시켰다.그 결과 친크렘린계가 의회의 3분의2를 차지,3선 개헌을 위한 장치까지 마련했다.이번 대선에서도 다른 출마자들은 언론접근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리더십’은 러시아 국민의 대안부재론에 근거한다.러시아 정부의 부추김도 있지만 러시아 곳곳에는 푸틴 이름을 딴 거리나 생활용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강력한 중앙통제에 익숙한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민주주의보다는 ‘안정된 러시아’라는 푸틴이 내세우는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앞으로 푸틴 대통령은 내부적으론 강력한 리더십에 기반한 통치,대외적으론 경제개발을 위한 외자유치에 치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직은 불안한 러시아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순탄하게만 연임 임기를 채우리라고 낙관하기엔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각종 개혁 과제가 여전히 산더미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오기에는 세법이 자의적이고 불투명하다.동유럽,특히 폴란드가 공격적인 유치에 나섰지만 러시아는 이런 노력이 없다.연방·지역·도시별로 나눠 얽혀진 공무원도 문제지만 이들은 낮은 연봉으로 뇌물에 노출돼 있다.98년 디폴트 선언 이후 붕괴된 금융시스템은 아직 개혁되지 않았다.에너지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러시아 경제를 취약하게 하고 있다.특히 99년 무력침공한 체첸도 러시아의 발목을 잡고 있다.크고작은 테러에 시달리고 있지만 푸틴은 기존 강경대응 방침을 바꾸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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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기자 lark3@˝
2004-03-1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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