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손목닥터 9988

[씨줄날줄] 손목닥터 9988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4-03-11 00:50
수정 2024-03-1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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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국가는 복지국가라고 할 정도로 국민들의 복지 수요가 다양하다. 국민 행복과 직결되는 만큼 이런 공공서비스 제공은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정의 비효율성은 걸림돌이다. 서비스 제공 방식을 정교화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손목닥터 9988’도 이런 사례다.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걷기 등 건강 관리를 하면 포인트(1포인트=1원)가 쌓이고 이를 ‘서울페이머니’로 바꿔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시민 건강 증진 사업이다. 하루 8000보(70세 이상은 5000보) 이상 걸으면 200포인트, 건강 퀴즈에 참여할 경우 100포인트 지급 등 참여 유형에 따라 1인당 최대 10만 포인트를 준다. 서울시민 모두가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자는 의미에서 2021년 시작했다. 19세 이상 시민이면 홈페이지(onhealth.seoul.go.kr)나 스마트폰 앱에서 신청해 다음날부터 이용할 수 있다. 시는 45만명인 이용자를 올해 100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모집 방식을 선착순에서 상시 모집으로 바꾸고 75세였던 연령 상한도 없앴다.

그런데 시민 반응은 미지근하다. 구글의 이용자 평점이 비슷한 민간 앱 평점(4.5)의 절반 이하인 2.1점이다. 핵심 기능인 걸음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다. 잦은 팝업 화면에 스마트워치와의 연동 오류 등 화면 구성이 이용자 친화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잦다. 시는 “민간 앱과 달리 포인트를 지급하려고 여러 기능을 추가하면서 오류가 많아졌다”며 “올 상반기 중 보완하겠다”고 한다.

공공 영역은 교육, 교통, 주택 등의 분야에서 민간과 서비스 경쟁 중이다. 공공은 공공성을, 민간은 수익성을 중시하기에 서비스의 효율성은 공공이 약하다. 하지만 의료나 교육 등 시장의 실패 보완이나 환경보호 등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한 공공의 개입은 필요하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이런 공공성 증진 사례다.

손목닥터 사업은 건강 증진과 포인트 적립을 연계한 복지서비스 모델이다. 하지만 시행 3년이 넘도록 여전한 불만은 행정의 비효율성을 보여 준다.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 증진도 사회적 목표다. 서울시는 이용자 불편 사항 제거에 힘쓰는 한편 민간기업과의 협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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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논설위원
2024-03-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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