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대사의 귀임, 그리고 부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사의 귀임, 그리고 부재/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7-04-05 23:12
수정 2017-04-0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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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녀상에 반발해 귀국했다가 85일 만에 서울로 돌아온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는 직전 자리가 외무성 심의관이었다. 역대 주한 일본 대사 중에서는 중량급이다. 어려운 한·일 관계 속에서도 “잘했다”는 평가를 양국 모두에서 받은 전임자 벳쇼 고로 현 유엔 대사도 심의관을 마치고 한국으로 발령 났었다.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 대사가 사무차관 경험자로 11년 만에 미국 대사가 된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사무차관 다음 직급인 심의관이나 그 밑의 국장 같은 중요 포스트를 경험한 직업 외교관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대사로 갔다. 간혹 ‘경량급’이 부임해 푸대접을 받곤 하지만 한국 대사는 대체로 중량급을 보낸 것이 일본의 관례였다. 현재 주중 일본대사가 국장급인 외무보도관에서, 주러시아 일본 대사가 역시 국장급인 관방장에서 부임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 대사는 한 체급 위다.

조약국 법규과장, 국제법 국장을 지낸 나가미네 대사는 자타 공인의 국제법 전문가다. 한·일 위안부 합의 실천이란 미션을 받고 귀임했지만, 법만으로 풀기 어려운 게 양국 관계다. 19대 대선 후보들을 만난다는데, 차기 정권에서 얼어붙은 관계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으면 한다.

주한 미국 대사의 부재 기간은 일본을 훨씬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1월 20일 귀국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후임자 지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국 무시, 한반도 문제에 한국을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의 흐름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미 국무부 사정을 엿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있는 부장관, 차관 등 9명의 고위 공무원 명단 가운데 토머스 섀넌 정치담당 차관 등 2명을 제외하고는 무려 7명이 공석이다. 대사로 내려가면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선진 8개국(G8) 국가 중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대사가 공석이다. 일본, 러시아 외에 중국 대사의 후임 지명은 이뤄졌지만 의회 인준을 얻자면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 국무부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가 오바마 케어 폐지, 반이민 행정명령 같은 국내 이슈에 집착하다 보니, 외교 비중이 떨어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른 소식통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중·일 방문 때 보인 미묘한 언행 차이가 외교라인이 갖춰지지 않은 데 따른 일관성 결여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새 미국 대사의 얼굴을 올해 안에는 보여 줄지 트럼프한테 물어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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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기 논설위원
2017-04-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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