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깔끔한 사과/문소영 논설실장

[길섶에서] 깔끔한 사과/문소영 논설실장

문소영 기자
입력 2020-10-14 20:34
수정 2020-10-15 02: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세무공무원 아니냐’고 물어보게 하는 얼굴과 달리 욱하고 타오르는 가파른 성격이 숨어 있다. 불같이 화를 내지만 뒤끝은 없지 않으냐며 자위했는데, 어느 날 한 후배가 “그렇게까지 화를 내고 뒤끝까지 있으면 어떡하느냐”고 반박하는 바람에 할 말을 잃었다.

뒤끝이 없음을 장점이라고 일단 손꼽고, 나에게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상황이 일단락되면 복기해 본 뒤 화를 낸 정도가 과도했거나, 상대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판단되면 망설이지 않고 사과한다는 사실이다. 선후배나 부모 자식, 연인 관계에서 성질을 부린 뒤 사과하기는 그 사유와 상관없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인과를 더 따지는 성격 때문인지 사과해야 한다고 판단될 때는 깔끔히 사과한다. 언제부턴가는 사과를 자주하게 되니까 욱하는 성격을 다스리려고 노력해서 최근 쫌 나아지기도 했다. 사과의 빌미를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잘못했으면 “사과하라”, 이건 어떤 주문과도 같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50%를 넘은 채로 몇 주간 이어지고 있다. 사과하면 끝날 일을 가지고 계속 거짓말로 돌려막는 장관들이 있다. 그 장관들이 현 정부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것이다. 깔끔히 사과해야 한다.

symun@seoul.co.kr

2020-10-15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