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도시락과 급식/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도시락과 급식/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5-11-08 18:18
업데이트 2015-11-08 20:2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고 3 시절 저녁 식사 때면 바가지 머리를 했던 초등학생 여동생이 교실 문 밖에 서 있었다. 어머니가 지은 따끈한 밥을 갖고 온 것이다. 어머니가 코다리찜같이 집 밥상에 오르는 것을 반찬으로 싸 주셨기에 친구들한테 인기였다. 멸치볶음 등 마른반찬만 먹던 친구들이니 집에서나 먹는 생선 반찬들을 학교에서 먹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맛있었겠는가. ‘도시락 세대’의 추억이다.

요즘 학교 급식을 먹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추억이 있을까 싶었는데 최근 책 한 권을 받아들고 생각이 바뀌었었다. 초등학교 영양교사로 있는 친구가 ‘오늘 급식 뭐예요’라는 책을 냈다. 단순히 한 끼 먹는 급식 메뉴가 아니다. 특정한 요일을 정해 전국의 향토 음식, 절기 음식,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음식을 체험하도록 메뉴를 짰다. 건강한 한 끼 식사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문화를 알리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음식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도 곁들여 있다.

얼마 전 어느 학교는 음식 재료를 빼돌리고 더러운 기름을 몇 번이나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반면 급식에도 도시락 싸던 우리 어머니 같은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세상은 이렇게 빛과 어둠이 다 있나 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5-11-09 31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