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도 화장실/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인도 화장실/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3-09-17 00:00
수정 201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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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화장실 문제로 아주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1990년대 초 인도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시골 길을 달리던 관광버스는 때가 되면 아무 곳에서나 섰다. 그러면 모세의 바다가 갈라지듯 남자는 오른쪽으로, 여자는 왼쪽으로 나뉘어져 각자 알아서 용변을 봐야 했다. 처음에는 지인들끼리 점퍼 등으로 가려주며 일을 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엉덩이를 내놓고, 심지어는 서로 마주 보면서 용변을 보는 ‘경지’까지 올랐다. 처음이 어렵지,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곧 적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순간이다. 인도인들은 그런 생활에 너무나 익숙해서인지 지금도 인도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화장실이 없다는 뉴스를 최근 접했다.

정부가 화장실 설치운동까지 한단다. 그중 하나가 ‘화장실 없으면 신부도 없다’라는 캠페인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인도 남성들의 자존심을 자극한 것이다. 화장실이 없다는 게 가난이 죄임을 뜻하는지, 특유의 문화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분명한 건 우리나라 신랑들은 화장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3-09-1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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