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구리개/노주석 논설위원

[길섶에서] 구리개/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12-09-21 00:00
수정 2012-09-2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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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햇볕을 쬐며 600년의 역사가 깃든 서울 도심을 걷는 것은 복 받은 일이다. 가는 곳마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사연이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서울시에서 세운 길가의 작은 표석은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로 떠나는 타임머신이 돼 준다.

태조실록에 의하면 구리개는 지금의 중구 을지로 1가와 2가 사이에 있던 나지막한 고개였다. 땅이 몹시 질어서 마치 구리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구릿빛이 나는 고개, 구리고개를 줄여서 마을이름이 됐다. 일제는 구리개를 황금정이라고 맘껏 부풀려 불렀다. 한전 서울본부와 롯데쇼핑 앞 큰길이다.

구리개는 유행과 관광, 금융 중심지로 변했지만 본래 조선 개국 초 혜민서와 구한 말 제중원 같은 서민구휼의료기관이 자리잡고 있어서 주변에 약재상이 즐비했다. 치료받고 약 구하러 온 백성들로 붐비던 거리였다. 정겨운 우리 지명이 표석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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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채유미 의원(노원5,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한글날을 맞아 노원구 하계동 한글비근린공원에서 개최된 ‘제1회 2026 노원한글예술제 돋움’ 현장을 방문해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지역 문화예술인과 구민들을 격려했다. 이번 행사는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종합 예술축제로, 국내 유일의 한글 비석이자 보물 제1524호로 지정된 노원구 하계동의 ‘이윤탁 한글영비’가 지닌 역사적 및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축제의 포문을 연 1부에서는 ‘한글과 예술 포럼’이라는 학술 행사가 진행됐으며, 이어지는 2부에서는 다채로운 한글 기획 전시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는 물론, 지역 청년 예술인들이 함께 꾸민 풍성한 문화공연이 펼쳐져 공원을 찾은 수많은 가족 단위 구민들에게 큰 즐거움과 볼거리를 선사했다. 채 의원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이번 한글예술제를 통해 구민들이 일상 속에서 한글의 아름다움과 인문학적 가치를 체감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채 의원은 “첫발을 내디딘 노원한글예술제가 앞으로 노원구를 대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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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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