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숨어 있는 봄/구본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숨어 있는 봄/구본영 논설위원

입력 2012-04-06 00:00
수정 2012-04-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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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봄은 따스한 볕을 말하는 “‘볻’이 온다”(볻+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어원이 무색하게 요즘 날씨가 영 봄 같지 않다. 절기에 맞지 않게 진눈깨비까지 내리는가 하면 살갗에 부딪혀 오는 바람은 여전히 쌀쌀하기만 하다.

 그러나 출근길 아파트 화단의 라일락 새싹을 보면서 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음을 깨달았다. 마침 라디오에서 학창 시절부터 귀에 익은 가곡이 들려왔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작곡가 박태준이 고향집 인근의 청라 언덕에서 오지 않는 첫사랑을 기다렸던 애틋한 기분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다.

 시인 하이네도 “인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의 법칙에 순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조급히 욕심 낸들 인생사가 뜻대로만 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봄은 막연하게나마 설레는 희망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계절임은 분명한 것 같다. 지하철 역사의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광고 카피가 가슴에 와 닿았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12-04-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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