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건설 삐걱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10조 5000억원 규모의 부지 조성 입찰에 건설사들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달 21일 부산 강서구 신라스테이 서부산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출범식’ 장면. 연합뉴스
건설업계에선 공사기간과 방식, 비용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됐다가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나면서 폐기됐던 사업이다. 한데 2021년 문재인 정부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재추진해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윤석열 정부도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겨냥해 개항 시기를 2035년에서 2029년으로 5년이나 당겼다. 특별법을 통해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고, 공기를 앞당기기 위해 공사방식도 바뀌었다. 업계에선 촉박한 공사기간에 맞추려면 설계와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될 게 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수년간 건설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급등한 것도 걸림돌이다. 한마디로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가덕도 사업은 문재인·윤석열 정부 모두 경제성보다는 정치공학적으로 추진한 측면이 적지 않다. 2016년과 2022년 두 차례 사전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5 안팎에 불과했다. 이 비율이 1 이상이 나와야 타당성이 있는데 한참 못 미친다.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이 사업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최소한 지금과 같은 ‘속도전’은 재고해야 한다.
2024-06-1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