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동킥보드 사고 속출하는데 규제 완화라니

[사설] 전동킥보드 사고 속출하는데 규제 완화라니

입력 2020-10-27 20:42
수정 2020-10-28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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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우려했던 대로 치명적인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4일 인천에서 남녀 고등학생 2명이 무면허로 헬멧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택시와 충돌해 크게 다쳤다. 이 중 1명은 위중한 상태다. 앞서 19일엔 경기 성남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던 50대 남성이 굴착기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8년 57건이었던 전동킥보드 사고가 지난해에는 117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충돌할 경우 맨몸에 바로 충격이 전해진다는 점에서 전동킥보드 사고는 다른 교통사고에 비해 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런데도 마치 간단한 레저 기구처럼 인식되고 있어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 최고 시속이 자전거보다 훨씬 빠른 전동킥보드는 현행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유사한 ‘원동기 장치 자전거’에 해당해 운전면허가 필요하고 차도로만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도를 달리는 전동킥보드를 흔히 볼 수 있고 헬멧은커녕 무면허로 타는 사람도 많다. 전동킥보드 운전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도 없고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지도 않다.

상황이 이렇다면 규제를 강화해 안전을 확보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전동킥보드는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돼 면허 없이도 탈 수 있고, 이용 연령도 ‘13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오히려 규제가 더 완화되는 셈이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대로라면 전동킥보드 사고가 늘어나는 건 명약관화하다. 해외에서는 전동킥보드 사고의 심각성에 기민하게 대처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전동킥보드가 보행자 도로를 이용하다가 적발될 경우 징역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정부 당국과 국회도 전동킥보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조치를 하루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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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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