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 재팬’에도 민간교류는 흔들리지 않아야

[사설] ‘노 재팬’에도 민간교류는 흔들리지 않아야

입력 2019-08-11 20:34
수정 2019-08-1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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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비롯된 한일 갈등이 전방위로 꼬리를 물고 있다. 정치외교 분야의 경색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민간교류마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문화 관광 등 순수한 민간 차원의 교감조차 발붙일 여지가 없어지는 지금의 사정은 결코 가볍게 봐 넘길 문제가 아니다.

당장 스포츠나 문화 교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기약 없이 연기되는 사태가 속출한다. 두 나라 모두 학생들의 수학여행부터 상대국에 보내지 않겠다고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짧은 기간에 상대국 여행객은 양쪽 모두 30%가량 뚝 떨어졌다. 국내에는 한류 스타들의 일본 활동도 중단돼야 한다는 급진적인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한류 불매운동이 일본의 시민사회에서도 맞대응식으로 불거지고 있다.

지난 주말 국내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반일 연대’를 재확인했다. 일본의 적반하장식 경제 옭죄기에 오죽 분통이 터졌으면 불볕더위에 청소년들까지 나서서 촛불을 들었을까. 하지만 지금은 정치와 민간교류를 구분하는 냉정한 시각을 되찾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상대국에 여행 발길을 하루아침에 끊다시피 하는 신경전 속에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기는 국내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민간교류의 최일선 창구인 지방자치단체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서울 중구청이 곳곳에 내걸었던 ‘노 재팬’ 배너가 시민들의 지적으로 철회됐다. 이처럼 시민보다 균형감과 인식 수준이 떨어지는 지자체들이 많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일본 영화 상영을 취소하자는 시 의회 주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은 다행스럽다. 정치외교에 감정이 상했다고 전시장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치우는 졸렬하고 편협한 대응을 우리는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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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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