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주택가 한복판서 건물 붕괴, 안전수칙 제대로 지켰나

[사설] 서울 주택가 한복판서 건물 붕괴, 안전수칙 제대로 지켰나

이지운 기자
입력 2019-07-05 16:09
수정 2019-07-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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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가 도로변에서 그제 철거 중인 건물의 외벽이 무너져 내려 차량 3대를 덮친 탓에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철거 현장 옆 왕복 4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4대 중 1대에는 예비 부부가 타고 있었다. 결혼 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이었으나, 조수석에 탄 예비신부는 숨졌으며 운전석의 예비신랑도 오른쪽 다리에 중상을 입었다. 내년 2월로 결혼식 날짜까지 잡아두었다고 하니 안타까움이 더 한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이 건물은 1996년 준공된 지상 5층·지하 1층짜리로, 재건축을 위해 지난달 29일 철거공사를 시작해 이달 10일 철거를 완료할 예정이던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다. 따라서 시민들은 이번 사고가 ‘일상’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내 주택가와 도로변 곳곳에는 크고 작은 건물이 철거되고 신축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공사 현장 한 곳에서 느닷없이 30t의 잔해물이 도로를 덮친 것이다. 건축 전문가들은 건물이 붕괴되더라도 건물 잔해가 공사장 외부로 쏟아지는 일은 예방할 수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림막이나, 안전지지대가 기준치를 충족했거나 건물 잔해가 공사장 밖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버팀보를 충분히 설치하는 등의 충분한 안전장치를 했다면 말이다.

경찰과 소방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사고 어제 합동으로 현장 감식에 나서 건물붕괴 원인과 철거 과정에서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 등을 점검했다. 앞서 관련 서초구청은 건물 철거 전 붕괴 위험성을 인지하고 보완사항을 담아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고 한다. 구청은 “1차 심의에서 지하구간 철거시 지반보강 계획이 없어 부결시켰으며, 이후 지하구간 철거 보강 계획이 다시 수립돼 2차 심의 때 허가했다”고 하는데, 보완사항이 제대로 철거현장에서 실행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구청은 공사장 상부는 과하중을 고려해 지지대를 설치하고, 민간인인 상주 감리요원이 매일 점검토록 할 것 등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사상자가 난 상황에서 관리 책임의 소재를 따져서 죄를 묻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하겠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일상처럼 되어버린 요즘이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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