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범죄 엄단” 이번에는 엄포가 아니길 바란다

[사설] “성범죄 엄단” 이번에는 엄포가 아니길 바란다

입력 2015-08-07 23:48
수정 2015-08-08 01:0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가 앞으로 학교 성폭력을 은폐하면 최고 파면으로 징계하고, 성폭력 교원은 즉시 직위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성범죄 파문이 연일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어제 황교안 국무총리는 ‘4대 악 근절대책 회의’를 열어 이런 방침을 발표했다. 군인과 교원, 공무원이 성폭력 범죄로 벌금형만 선고받아도 임용을 제한하거나 퇴직시키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공직자들의 성범죄가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정부의 이번 대책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 사회에서 성범죄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성범죄자는 최근 3년 새 26%나 증가했다. 군, 학교 등 가릴 것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직자의 성추문이 불거지는 판이니 공무원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공직사회의 성범죄를 방치하면서 국가 기강을 세우겠다는 발상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찾는 일이나 다를 게 없다.

국무총리가 나서서 정부 합동으로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정도로 마음을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성범죄 공직자에 대해 즉각적이고 강력한 불이익을 주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겠다고 정부가 큰소리를 쳤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를 실천하려는 당국과 현장의 강력한 의지다. 서울 공립 고등학교의 성추문 사건만 해도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의 추행을 보고받고서도 반년간 뒷짐만 지고 있었다. 성추행이라고 인지할 내용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변명은 군색하기 짝이 없다. 성범죄는 반드시 의혹의 싹부터 잘라야 한다고 인식했다면 학생들의 피해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박규남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수직구 군자교로 이전 재확인

서울시의회 박규남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4)이 지난 8월 31일 제339회 임시회 제1차 기획경제위원회에서 민간투자 현황을 보고받으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서울시로부터 동대문구 수직구를 군자교로 이전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박 의원은 “공사의 효율성만을 우선한 채 주민 설명회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지역 주민의 반발로 오히려 설득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상습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동북권과 동남권을 연결하는 총연장 10.4km의 대심도 지하 터널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특히 공사 자재와 장비를 운반하는 수직구를 당초 장평근린공원 내에 설치하려던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지금의 임시 수직구 위치를 정하는 데까지도 수많은 시간의 설득 과정이 있었다”며 “동대문구 주민께 약속한 대로 환기구 등 영구적으로 사용될 수직구는 반드시 군자교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은 공원 내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영구 수직
thumbnail - 박규남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수직구 군자교로 이전 재확인

공직자의 성범죄 중에서도 특히 학교 성범죄 척결은 한시가 더 급하다. 성범죄를 신고해도 학교장이나 일선 교육청이 축소·은폐했던 게 큰 문제였던 현실을 고려하면 은폐자를 파면시키기까지 하겠다는 방안은 실효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일련의 대책이 일과성 땜질 처방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성범죄 교사의 이름을 공개하고 교원 자격을 영구 박탈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전국의 일선 학교에 이런 방침이 확대 적용돼야 마땅하지 않은지 교육부와 다른 교육청들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2015-08-08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