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원 수사·문책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사설] 국정원 수사·문책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입력 2014-03-12 00:00
수정 2014-03-12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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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을 푸는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제 밤에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국가정보원 청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며 “검찰은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국정원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의 일이다. 국정원 압수수색은 2005년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지난해 4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이어 벌써 세 번째라고 한다. 앞선 두 사건이 직무범위를 넘어선 일탈이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면 이번에는 여기에 정보기관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업무처리의 부실마저 더해진 만큼 문제는 심각하다. 그럼에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열쇠를 제공할 압수수색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의혹을 제기하고 24일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검찰 또한 눈치 보기식 수사에 머물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국정원의 비정상적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국정원은 강한 문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수사 결과 재판에 제출한 증거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국민의 인권은 다시 위기에 빠지고 만다. 당연히 국가의 중추 정보기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검찰의 신뢰마저 동반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해외 업무를 도와왔다는 중국동포가 문서 위조를 시인하고 자살을 기도하자 국정원이 “우리도 속은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도 허탈한 일이다. 가장 중요하다는 지역의 정보 능력이 얼마나 부실한지 이렇게 까발려도 되는지 묻고 싶다. 국정원의 대북 인적 네트워크가 이토록 허술히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도 국민을 불안케 한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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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엄정히 밝혀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하고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특검 주장이 나오지 않을 만큼 설득력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다. 증거 조작에 관여한 사람을 의법처리하는 것은 물론 윗선의 관리책임도 당연히 물어야 한다. 만일 국정원 직원이 조작을 지시한 게 사실로 드러나면 남재준 원장도 합당한 지휘 책임을 져야만 정부에 떠넘겨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밝힌 대로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조치는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국정원부터 이루겠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정원도 차제에 기존 업무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면 경쟁력은 외려 향상될 것이라는 전향적 인식을 갖기 바란다.

2014-03-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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