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미군, 용산기지 기름유출 조사 응해야

[사설] 주한미군, 용산기지 기름유출 조사 응해야

입력 2013-05-28 00:00
수정 201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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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 기름 유출 조사에 미군 측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용산기지 옆 녹사평역 일대에서는 현재 기름이 흘러나와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서울시는 주한미군 측과 미국대사관에 공동 조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각각 수차례 보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어떤 사유로 인해 안 된다는 통보조차 없으니 서울시로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용산기지 기름 유출 사고는 2001년에도 발생했는데 당시에도 주한미군 측은 마지못해 조사에 응하며 오염원이 미군기지임을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기지 내부의 오염원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뒤에도 기름이 계속 유출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용산기지는 한강과 가까이 있어서 유출된 기름은 바로 강물을 오염시킨다. 시민단체가 조사한 결과 녹사평역 일대의 지하수에서는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의 최고 2000배 가까이 검출됐다. 결국, 기름 유출로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기름에 오염된 기지 주변 토지가 1만 2235㎡쯤 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오염된 면적은 이보다 훨씬 더 넓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정화비용만 해도 58억원이나 들었다니 아까운 세금을 헛되이 쓴 셈이다.

주한미군의 안하무인 격 태도에도 손 쓸 도리가 없는 것은 미군에게 사실상의 치외법권을 준 한미행정협정(SOFA)의 불평등 조항 때문이다. 그동안 미군들의 몹쓸 범죄에도 SOFA의 형사재판권 관할 규정 탓에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는데 환경 문제에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불합리한 SOFA 규정은 미군의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개정 논의가 있었지만 이뤄진 것은 별로 없다. 계기가 있으면 떠들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잊어버리는 일이 되풀이돼 왔다. 이참에 재개정 논의에도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환경 문제는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 간에도 협조가 잘되는 편이다. 범죄도 아닌 기름 유출 조사에 소극적인 이유를 우리는 납득하지 못한다. 주한미군은 속히 우리 측의 조사 요구에 응해 오염 원인을 밝히고 대책도 같이 마련하면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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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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