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다 교육조례 ‘손톱 밑 가시’ 뽑듯 솎아내야

[사설] 과다 교육조례 ‘손톱 밑 가시’ 뽑듯 솎아내야

입력 2013-05-11 00:00
수정 2013-05-1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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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다. 온갖 데서 이러니 저러니 간섭을 하다 보면 될 일도 그르치기 십상이다. 교육계의 고질이 되다시피 한 교육조례 남발 현상이 꼭 그 짝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갖다 붙여도 정작 일선 교육현장에서 조례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하겠다고 아우성이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더구나 교육의 본질에 철저한 조례라기보다는 모종의 교육 외 목적이 내장된 ‘정치조례’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현재 발효 중인 교육조례만 세종시를 제외하고도 800개가 훨씬 넘는다. 그중 과연 얼마나 절실한 교육적 필요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교육감이나 시·도의회 의원들의 실적쌓기용 ‘묻지마’ 교육조례도 한둘이 아니라고 하니 이보다 더 반교육적이고 비교육적인 일이 따로 없다.

지방자치단체에는 물론 자치입법권이 있다. 우리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조례에 위임한다는 명시적 조항이 없음에도 조례 제정을 강행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지난해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교권조례에 대해 대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위법과의 충돌을 무릅쓰고 조례 제정을 강행하는 것은 의회권력의 횡포다.

조례만능주의로 피해를 입는 것은 일선 교육현장이다. 서울학생인권조례로 교육현장이 얼마나 큰 혼란과 갈등을 겪었나. 일선 학교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지시대로 관련 학칙을 개정해야 할지 상위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을 따라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다. 한번 제정된 조례를 바꾸거나 폐기하려면 시·도의회를 다시 통과해야 한다. 녹록한 일이 아니다. 잘못 만들어진 조례의 폐해는 그만큼 심각하다. 중소기업을 괴롭히는 ‘손톱 밑 가시’를 뽑는 일 못지않게 교육현장에 막중한 부담을 안기는 불요불급한 조례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이 더 이상 포퓰리즘 조례로 멍들어 가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 그 형식과 내용을 좌우하는 교육조례의 제·개정이야말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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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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