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발되는 음주정책 정리할 필요 있다

[사설] 남발되는 음주정책 정리할 필요 있다

입력 2012-07-16 00:00
수정 201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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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하루가 멀다하고 설익은 음주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다. 강력한 주폭(酒暴) 척결 의지 표명으로 주목을 받은 서울경찰청은 이번엔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자에 대해 차량 몰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해수욕장 음주행위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시작됐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내년부터 모든 공원에서 음주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음주에 관대한 나라도 없다. 그렇지만 소수 때문에 다수가 희생될 수는 없는 일이다. 음주문화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유다.

하지만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제도적 뒷받침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하는 경찰과 지자체의 반(反)음주정책은 혼란과 행정 낭비만 부를 뿐이다. 취지가 좋다고 필요한 절차를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 서울경찰청의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자에 대한 차량 몰수 추진이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고 본다. 경찰이 차량 몰수 정책을 내놓은 것은 음주운전을 못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민주국가에서 사유재산을 몰수해 공매처분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이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지 심사숙고했어야 했다. 강릉시가 뒤늦게 관련 조례를 만들겠다고 거들고 있지만 경찰의 경포해수욕장 음주금지도 처벌 근거 마련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감이 없지 않다.

후진적 음주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관련 부처와 조율도 없이, 법적인 뒷받침도 없이 너도나도 불쑥불쑥 내밀어서는 곤란하다. 인기에 영합한 즉흥적인 행정은 사회적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단속도 중요하지만 계도와 선도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무조건 단속하고 금지하는 게 능사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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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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