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희호·현정은 방북 조문갈등 매듭 계기로

[사설] 이희호·현정은 방북 조문갈등 매듭 계기로

입력 2011-12-26 00:00
수정 2011-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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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문 태도와 남북관계를 연계하려는 의도를 공식화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통해 “남측 당국이 각 계층의 조의 방문 길을 악랄하게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다. 북의 어깃장으로 남남갈등 확산이 우려된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오늘 방북 조문으로 소모적 논란을 매듭짓는 게 남북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는 조평통의 의도에 주목하고자 한다. “남조선 각 계층의 조의 방문 길을 막아나서는 자들을 특대형 범죄자로 낙인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는 며칠 전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정부의 제한적 조문 허용을 반인륜적이라고 매도했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조문에 적극적인 남쪽 내 일부 세력과 정부를 이간하려는 속내를 거듭 드러낸 셈이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이른바 통일전선전술이란 구태가 김정은체제에서도 되풀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이다.

정부는 이미 북한 주민을 위로하는 형식으로 간접 조의를 표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에 대해 제한적 민간 조문 허용 방침도 정했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이 정도로는 성이 안 찬다며 정부 차원의 조문단이나 대규모 민간조문단을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멀리는 아웅산 테러와 KAL기 폭파, 가까이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각종 대남 도발에 책임이 있는 김 위원장에 대한 조문에 부정적 여론도 엄연히 실존한다. 그럼에도 북한이 한반도 안정과 통일을 위한 대화의 파트너이기에 정부로선 현 시점에서 국민정서상의 최대공약수를 찾아 일정 수준의 조의를 표한 것이다.

까닭에 남남갈등을 부채질하는 북의 장단에 호응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민주통합당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중심의 조문단 파견 요구도 그래서 동의하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과도한 조문 주장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역풍’을 불러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평도 포격 당시 숨진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가 “우리가 억울하게 희생됐을 때는 국화꽃 한 송이 올려놓지 않더니….”라고 한 탄식은 누구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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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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