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힘없는 하위직만 자르는 공기업들

[사설] 힘없는 하위직만 자르는 공기업들

입력 2009-09-26 00:00
수정 2009-09-2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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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공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힘없는 하위직들을 훨씬 많이 줄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감축 숫자는 늘어날지 모르나 하위직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떨어지고, 그 당위성이 희석됨으로써 하위직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최근 통합공무원노조가 여론을 거슬러가며 민주노총에 합류한 배경도 공공부문에서 하위직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한 때문이라고 한다. 고위직의 솔선수범 희생이 없으면 공기업 구조조정은 성공하기 어렵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국토해양부 산하 5대 공기업이 2012년까지 임원은 8명 감축하는 데 비해 하위직은 7273명이나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이 분석한 공기업은 새달 발족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철도공사, 한국도로공사, 수자원공사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만 임원 8명을 감원하고 나머지는 임원을 줄일 계획이 없다고 한다. 팀장급 이상을 포함하더라도 고위직 감축 비율이 하위직 감축 비율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숫자가 많지 않은 임원 자리를 줄이기 힘든 공기업이 있다. 조 의원이 제시한 감축 비율도 계산하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벌어진다. 그렇더라도 하위직 감축 비율이 고위직에 비해 크게 높은 게 사실이다.

거대 공기업들은 올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부산경륜공단의 사례를 돌아보기 바란다. 방만한 인력운용과 만성적자로 정리대상에 올랐던 부산경륜공단이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위직의 희생에 힘입은 바 컸다. 부산경륜공단은 1실5부13팀1지점의 조직을 8팀1지점으로 대폭 통폐합했다. 직원 45%를 줄였고, 특히 간부 인원 감축률은 60%에 달했다. 공기업 구조조정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한 시점이다.



2009-09-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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