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기획재정부 장관에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내정하는 등 장관급 4명을 교체하고 청와대 경제수석 등 차관급 15명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을 통해 이 대통령은 경제팀을 완전 물갈이하고, 실세 차관을 전진배치했다. 소폭개각이지만 취임 2년차를 맞게 되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의 큰 그림을 읽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추진력이 강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측근인 윤진식 경제수석, 진동수 금융위원장으로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해 경제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개각의 핵심인 새 경제팀에게는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경제위기의 수습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총체적인 경제위기국면에서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부터 확실히 안정시켜야 할 것이다. 지난해 4·4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3.6%(골드만삭스 추정)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되어 있고, 소비·생산·투자가 전부 마이너스 행진을 시작하면서 위기의 터널에 막 들어서고 있다. 녹색성장 등 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기부양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중 과제의 해결도 버겁다. 쏟아지는 주문도 많고 자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산적한 과제의 해결에 앞서 무엇보다 먼저 시장의 신뢰 회복과 팀워크에 주력할 것을 주문한다. 그런 점에서 한·미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적지 않은 공을 세우고도 퇴진한 강만수 경제팀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강만수 팀은 감세·환율정책 등에서 의욕만 앞섰고 부동산정책 등 정책 엇박자로 스스로 신뢰를 저버렸다. 국내외 언론과의 소통에도 실패했다. 위기수습과 소통은 동전의 양면이다.
2009-01-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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