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남북간 핵논의 피하지 말라

[사설] 北, 남북간 핵논의 피하지 말라

입력 2005-05-17 00:00
수정 2005-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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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개성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회담 첫날 회의에서 우리측은 북핵을 둘러싼 유감과 우려를 북한측에 전달하고,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6자회담에 돌아오면 ‘중요한 제안’이 있을 것이란 귀띔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북측은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미국만을 핵대화 상대로 여겨선 안 된다. 북한이 핵을 보유했을 때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쪽은 역시 남한이다. 그리고 남측은 미국내 강경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남북간 핵논의를 하는 게 어느모로 보나 자연스럽다.

북한이 핵논의는 기피하면서 국가보안법 철폐 및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라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은 실망스럽다. 지금 한반도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주된 요인은 북핵 문제다. 북핵을 접어두고 일반군사훈련이나 충무계획, 작계5029를 집중 거론하는 것은 핵심을 비켜가려는 의도로 비친다. 이번 차관급회담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당장 결론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북핵 논의가 조만간 정상궤도로 돌아오리라는 분위기는 만들어 줘야 한다. 남북이 진지하게 핵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미국내 대화론자들이 힘을 얻고,‘중요한 제안’의 수준이 높아진다.

정부는 북한에 20만t의 비료를 지원하고 추가 여부는 새달 장관급회담을 열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비료·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북핵과 연계하지 않은 일은 옳은 판단이다. 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는 일이 생긴다면 한반도 불안정은 한층 심화된다. 인도적 지원에서 통큰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을 감동시키는 전략이 낫다고 본다.

회담은 오늘까지 예정되어 있다. 줄 것은 과감하게 주되, 핵해결 물꼬를 터야 한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일정을 연장해서라도 북측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진지한 핵논의와 함께 장관급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 정상화에 조건없이 응해야 한다.“비핵화를 안 지키면 민족공조는 없다.”는 우리측 얘기를 가볍게 듣지 말기를 바란다.

2005-05-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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