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역사공동위 이벤트로 끝나나

[사설] 한·일역사공동위 이벤트로 끝나나

입력 2005-03-29 00:00
수정 2005-03-2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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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역사교과서 갈등 해법으로 출범했던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양국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는 속에서 활동을 종료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다. 한·일 역사학자 20명이 약 3년 동안 활동한 결과가 양국의 역사인식 차이를 나열한 정도라니 허망한 생각마저 든다. 일본 교과서 최종 검정을 1주일 앞둔 오늘까지 내용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도의 성과물 ‘활용’도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결국 당초 우려대로 한·일역사공동위는 외교마찰을 피해가기 위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물론 오랜 기간 형성된 민족감정을 버리고 단기간에 역사문제의 인식틀을 바꾸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장기간의 세월이 요구되는 학술연구에 섣부른 기대도 금물이지만 외교현안을 학술문제로 넘기는 것 자체도 신중해야 한다. 자칫 시급한 갈등현안의 회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일역사공동위가 양국 정부의 현안 회피 결과가 되지 않기 바란다. 이런 식으로 한·일 역사문제가 지나간다면 학술영역에 맡기기로 한 중국과의 고구려사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고, 결국 동북아 전체의 역사인식 공유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한·일역사공동위가 정치 이벤트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제2기 역사공동위 운영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1기 역사공동위는 연구대상에서 교과서 문제를 제외하고 연구성과물도 제도 내에서 최대한 ‘활용’키로 하는 등 알맹이 없는 출발을 했다.2기부터는 교과서 반영 목적을 분명히 하고 위원 구성도 다양화해야 한다. 여기에는 상대국 일본의 진지한 자세가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2005-03-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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