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헌논의 급하지 않다

[사설] 개헌논의 급하지 않다

입력 2004-04-29 00:00
수정 2004-04-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치권 일각에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개헌 논의가 나오고 있다.먼저 지난 26일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장영달 의원이 이 같은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신’임을 분명히 했다.4선 고지에 오른 장 의원의 여당내 위상이나,야당 대표가 즉시 화답한 것을 볼 때 1회성으로 그칠 공산은 적어 보인다.

5년 단임제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이 제도는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7년 시대적 아픔 속에서 정당간 합의로 만들어졌다.무엇보다 일당 독재,장기집권을 막기 위한 취지였다.그 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우리 사회는 당초 우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성숙해졌다.그동안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 후 2년만 지나면 레임덕(권력누수현상)에 빠지는 경우도 보아왔다.따라서 권력구조 개편 문제를 얘기한다고 해서 탓할 일은 아닌 것 같다.헌법이 만고불변일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는 현실을 직시해 보자.당장 헌정사상 초유라는 대통령 탄핵문제도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다.국민들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때보다 살기 어렵다고 난리다.화급을 다투는 민생 경제 개혁 관련 법안만 5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이라크 파병 문제도 17대 국회가 마침표를 찍어야 할 국정 과제다.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개헌 문제에 매달릴 때 국민들은 어떻게 볼 것인가.더군다나 국회 개원도 하지 않았다.

개헌 문제를 조기 공론화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도 짚어봐야 한다.당내 권력투쟁이 본격화될 것이다.여야 마찬가지다.그렇지 않아도 대권 유력 후보들은 세확산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듯하다.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개헌 공론화 ‘시간표’를 밝힌 바 있다.그 때쯤부터 본격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국민적 공감대만 형성되면 바로 개헌할 수도 있다.개헌보다 더 시급한 것은 민생이다.˝

2004-04-29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