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대만의 ‘반도체 방패’ TSMC/주현진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만의 ‘반도체 방패’ TSMC/주현진 국제부장

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입력 2021-11-29 17:16
수정 2021-11-30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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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진 경제부장
주현진 경제부장
호국신산(護國神山).

미중 갈등의 화약고로 떠오른 대만(臺灣) 국토 남에서 북으로 해발 3000m가 넘는 산들이 이어진 중앙산맥을 현지인들은 이렇게 부른다. 해마다 동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이 산맥이 가로막아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나라와 국민을 든든히 지켜 주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기술 패권 시대에 접어든 요즘은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TSMC(臺灣積體電路)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으로 통한다.

국공 내전에서 공산당에 패한 장제스(蔣介石)가 쫓겨나 1949년 건립한 중화민국(대만)은 대한민국과 함께 미국의 군사동맹이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경제성장에 시동을 걸었으나 ‘중국의 굴기’와 함께 잊혀지는 듯했다. 압도적 크기의 대륙인 중화인민공화국(중공)과 섬나라인 대만을 남북한과 같은 분단국으로 보는 시각은 바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질 것만 같았던 대만의 국제적 위상을 TSMC가 빠르게 재정립하고 있다.

우선 TSMC는 대만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TSMC의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2분기 기준)은 52.9%로 삼성전자(17.3%)를 압도한다. 시총(726조원)은 삼성전자(432조원)의 1.7배다. 글로벌 반도체 대란 현상과 맞물려 TSMC의 올해 매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해도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최소 연 6% 이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주요국 1위로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만의 연평균 경제성장률(4.46%)은 한국(1.85%)의 두 배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25년 한국을 앞지른다.

물리적으로는 대만을 중국의 무력 통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TSMC는 매출 60% 이상이 미국 수출에서 나온다. 미국과는 반도체를 설계해 주문하면 이를 생산해 주는 반도체동맹 사이다. 중국은 TSMC가 미국의 반중 정책에 동참해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 여파로 중국 대표 기업 화웨이(華爲)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아픔이 있다. 미국은 이런 이유에서 대만을 애지중지 여기고, 중국은 통일 운운하며 대만을 무력으로 위협하면서도 막상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한다.

TSMC의 독보적인 실력 덕분에 대만은 앞으로 더 나은 국가 대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공급망 문제에 봉착했고, 그 핵심은 반도체 부족이다. 반도체가 없어서 자동차 생산이 줄고, 그 여파로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휘청할 지경이다. 다른 나라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달 초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이 처음으로 대만을 공식 방문해 “(중국이 아닌) 대만과 같은 진영에 서 있다”고 노골적으로 편을 들고,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면서도 대만을 다음달 열리는 세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100여개국 중의 일원으로 공식 초청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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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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