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꼰대 정책/백민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꼰대 정책/백민경 산업부 차장

입력 2020-01-16 17:08
수정 2020-01-17 03:1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백민경 산업부 차장
백민경 산업부 차장
얼마 전 한 대기업 계열사가 만든 새로운 주거 형태의 집을 취재차 방문했다. 10층짜리 건물에 89가구가 있었는데 집마다 구조나 가구 디자인 등 한마디로 ‘콘셉트’가 다 달랐다. 한 건물이지만 집집마다 다른 형태로 돼 있었다는 얘기다.

‘반려동물과 사는 집’에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타워로 겸용해 쓸 수 있는 가구들이 놓여 있었고, ‘잠자기 좋은 집’은 낮도 밤처럼 만드는 암막 커튼과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조도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개인이 사는 개성 있는 주거공간은 철저히 보장하되, 여럿이 어울리는 커뮤니티 서비스 폭은 대폭 늘렸다. ‘따로 또 같이’를 원하는 요즘 세대 특성에 맞춘 것이다. 입주민들은 주말에 초청 셰프가 만들어 주는 요리를 먹을 수 있고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토론회도 벌인다. 작업장, 입주민 모임용 휴식공간, 세탁실, 피트니스센터, 카페, 바도 있고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무인 마켓’도 있다.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주택도, 주거 형태도 많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부동산 정책만큼은 제자리, 아니 어쩌면 과거 어느 시점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이제는 하다하다 ‘주택거래허가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섣부른 발언까지 나왔다. 주택거래허가제란 집을 사고팔 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는 제도다. 적당한 가치를 지급하면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자유시장 기본질서이자 자본주의의 개념을 뒤집는 얘기다. 단순한 여론 간 보기였든 개인 의견이었든 “여기가 사회주의 국가냐”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과거’에 시도한 적 있었던 논란 많은 정책을 끄집어낸 것은 이뿐이 아니다. 민간 기업의 분양가를 시세보다 20~30% 낮추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 있다. 주택거래허가제가 일반 국민이 집을 사고파는 것을 제약하는 것이라면, 분양가 상한제는 기업이 집을 파는 것을 제약하는 취지다.

새로 짓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차원이지만 일반 기업이 분양하는 주택 가격을 통제한다고 해서 기존 주택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주변 시세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당장 분양을 꺼리기 때문에 공급축소라는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

최근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는 고층 아파트를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건물 외벽에 조명을 입힌 ‘미디어 파사드’ 등 화려한 특화설계안을 버리고 성냥갑 모양의 설계를 선택했다. 집값을 올릴 수 있는 디자인적인 설계를 서울시가 지양하고 있어서다. 디자인 특화설계가 건설사들의 수익성을 키우는 데 한몫을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어쩌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주택에서 살 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권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 참석했던 한 기업의 임원이 얼마 전 식사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정부는 CES에서 삼성, LG를 보고 ‘자랑스럽다’고 할 게 아니라 규제 무풍지대 속에서 엄청난 혁신을 일으키는 다른 글로벌 기업을 보며 ‘무섭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그만큼 틀 속에 갇혀 있는 한국의 모습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것을 ‘꼰대질’이라고 한다. 고가 아파트 대출금지와 보유세 강화, 분양가 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로도 모자라 17년 전 도입하려다 실패한 주택거래허가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SH주민참여공연 참석… “11년 연속 공동체 문화의 힘 증명”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된 서울시민과 입주민이 함께 만든 축제의 장인 ‘2025년 SH공사 주민참여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주민참여공연에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위원장 김태수, 국민의힘, 성북구 제4선거구) 김태수 위원장과 김현기 위원이 참석해 행사의 개최를 축하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주민참여공연은 SH공사가 주최하고, 임대주택 입주민과 지역 주민이 문화공연 콘텐츠를 직접 기획·참여하는 대표적인 시민참여행사로 김 위원장은 “지난 4년간 주민참여공연에 매년 참석해 축하드렸다”면서 “특히 이번 행사는 여러분의 호응으로 더 성대하게 개최되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개그맨 윤형빈이 사회를 보고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의 무대를 비롯해 전년도 우승팀 및 초청가수(크라잉넛, 김현정)의 축하공연으로 꾸며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오른 10개 팀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으며, 행사 중간 경품 추첨을 진행해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와 관람객 모두가 한마음으로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매우 뜻깊었다”며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함께 문화공연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가
thumbnail -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SH주민참여공연 참석… “11년 연속 공동체 문화의 힘 증명”

white@seoul.co.kr
2020-01-1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