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독도? 폭파해 버리지 뭐”/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독도? 폭파해 버리지 뭐”/김상연 워싱턴특파원

입력 2012-10-06 00:00
수정 2012-10-0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김상연 워싱턴특파원
김상연 워싱턴특파원
수년 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있었던 일이다.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된 인사를 환송하는 비공식 식사모임이 열렸다. 한·미 정부 관계자와 민간인 등이 참석했다. 당연히 화제는 ‘한국’에 맞춰졌고, 한·일 관계로까지 옮겨졌다. 독도 문제 해법을 놓고 저마다 의견을 피력하는 가운데 한 미국 인사가 웃으면서 “독도를 폭파해 버리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될 텐데….”라고 말했다. 농담조 발언에 좌중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그 순간 한 한국계 민간인이 벌떡 일어나 “독도가 한국인들한테는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데, 당신들은 그렇게 농담처럼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화기애애했던 만찬석상은 찬물을 끼얹은 듯 얼어붙었다.

한국인에게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등은 죽고 사는 문제처럼 절박하지만, 미국 사람들한테는 아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아시아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다. 중국이 급부상하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인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해외는 중동, 유럽, 중남미 등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 독트린까지 발표했음에도, 미국 언론 보도의 대부분은 시리아, 이란 등 중동에 할애되고 있다. 그러니 아시아 한 귀퉁이의 이름도 생소한 작은 섬에 눈길이 갈 리 없다.

미국은 힘센 나라라 약자의 설움을 모른다는 점도 작용한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주장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는 “우리는 플로리다 옆 바다를 ‘미국해’가 아닌 ‘멕시코만’이라고 한다.”면서 “바다 이름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만약 미국이 멕시코에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있거나 멕시코가 미국보다 국력이 세다면 멕시코만이라는 이름에 민감했을 것”이라고 ‘설득’을 해도 그는 썩 수긍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보다 일본을 더 좋아하는 속내가 “독도 폭파” 운운하는 농담을 낳는다. 미국인과 대화하다 보면 그들이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한국과 일본을 다른 체급으로 여기는 것을 눈치로 알 수 있다. 미국인들 눈에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개화한 선진국인 데다 감히 자신들에게 ‘한방’(진주만 공습)을 먹이고 1980년대 경제적으로 미국을 위협했을 만큼 저력을 가진 나라다. 반면 한국은 그런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별 볼일 없는 나라였고 지금도 일본에 국력이 뒤진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미 관계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다고 하고, 반대로 미·일 관계는 일본 민주당 정부 들어 소원해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일본보다 한국을 더 중시할 것이라는 기대는 ‘위대한 착각’이다. 미 의회가 위안부 만행을 규탄해도 미 행정부 차원에서는 일본에 손을 쓰지 않고,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두고 미국이 일본의 눈치를 보는 행태의 근저에는 뿌리 깊은 ‘일본 편애’가 깔려 있다.

개인적으로, 취재현장이나 사석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대접받는 것을 체감하면 기분이 불쾌해지고 때로는 약이 올라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그럴 때 스스로 내리는 결론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외국인으로서 받는 대접은 국력과 정비례한다는 걸 느낄 때가 많기에 이런 생각이 더 절실한 것 같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본을 규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게 미국인과 매일 부대끼는 한국계 인사들의 거의 공통된 인식이다.

어쩌면 그런 경성 국력(hard power)보다 더 호감을 줄 수 있는 건 국민 개개인의 성품일지도 모른다. 동네 교회에서 만난 미국인 할머니가 있는데, 그녀는 기억이 어두운지 내게 똑같은 얘기를 벌써 서너 차례나 했다. 그래서 이제는 외울 정도가 됐다. 며느리가 일본사람이라는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해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도둑질이 한 건도 없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미국이라면 난리가 아니었을 텐데…. 일본인들 정말 존경스러워요.”

carlos@seoul.co.kr

김광철 서울시의원,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 해법 찾는다… 관계기관 합동회의 개최

서울시의회 김광철 시의원(국민의힘·송파2)이 지난 18일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올림픽공원 몽촌해자 음악분수대 재설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김 의원이 지난 8월 27일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올림픽공원 내 노후 음악분수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재조성할 것을 제안한 데 따른 후속 논의다. 김 의원은 5분 자유발언에 그치지 않고 이후 서울시와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관계기관 간 협의를 추진했으며, 이번 합동회의에서는 서울시 공모사업 활용 가능성과 기존 시설 철거, 신규 시설 설치 및 향후 운영·관리 주체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송파갑 박정훈 국회의원과 ▲김광철 서울시의원을 비롯해 ▲송파구의회 전정 행정자치위원장 ▲박순옥 재정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김언주 도시건설위원회 의원이 참석했다. 서울시에서는 ▲관광정책과 하동준 과장 ▲수변감성도시과 조현범 수변정책팀장 ▲치수안전과 김덕순 하천생태팀장 ▲한성백제박물관 고수봉 총무과장이, 송파구에서는 ▲문화유산과 권순영 과장과 ▲치수과 강대양 과장이 참석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강기원 레거시사업실장이 참석해 기관별
thumbnail - 김광철 서울시의원,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 해법 찾는다… 관계기관 합동회의 개최

2012-10-06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