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박찬호가 내게 남긴 것/김민희 체육부 기자

[지금&여기] 박찬호가 내게 남긴 것/김민희 체육부 기자

입력 2012-12-08 00:00
수정 2012-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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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체육부 기자
김민희 체육부 기자
겨울은 일찍 찾아왔다. 11월의 마지막 날 서울시청 광장에는 메마른 바람이 불었다. 박찬호(39)의 은퇴 기자회견장으로 가는 내 마음도 겨울 같았다. 18년 전 LA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전력투구하던 모습, 그 화려함에 열광했던 또래 아이들의 황홀한 얼굴이 눈에 선한데 그는 어느 새 불혹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쏜살같이 지나 버린 그 오랜 세월을 되돌아보며 나는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오죽했을까.

원래부터 달변 축에 끼지는 못했지만 그날따라 박찬호는 말을 잘 이어 가지 못했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메이저리그,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버텨 온 게 19시즌이다. 그동안 쌓인 한숨과 회한, 좌절과 찰나의 환희를 어느 누가 조리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날 그가 했던 많은 말 중에 내 가슴을 울린 건 단 한마디였다. 자기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해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박찬호는 “장하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뭔가를 이뤄 내서가 아니라 (그동안) 잘 견뎌낸 것에 대해 수고했고 장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인생을 바라보는 깊이는 대단하다고 느꼈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시작하면 목표를 성공에 둔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는 게 인지상정이다. 현실은 드라마와 달라서 풋내기가 처음부터 맡은 임무를 잘할 수는 없다. 풋내기는 좌절한다. 일을 그만두고 방황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이 과정을 견뎌야 한다. 말하자면 ‘통달을 위한 양질 전환의 법칙’이라고나 할까. 고통이 어느 정도 쌓여야 실력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레이드와 방출, 마이너리그 시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뚝이처럼 재기한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했다. 지난한 세월을 견뎌야 비로소 레전드가 된다는 걸 박찬호는 알고 있었다. 박찬호가 깨우쳐 준 사소하지만 날카로운 진리를 마음속에 끌어안고 내년에도 나는 버텨 보련다. 세월이 연마한 고통에는 광채가 따르는 법이니까.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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