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타임셰어 시대의 주택정책/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CEO 칼럼] 타임셰어 시대의 주택정책/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입력 2011-12-19 00:00
수정 2011-12-1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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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집은 우리 삶에서 말 그대로 ‘보금자리’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가 평생 사는 물건 중에 가장 비싼 필수재이다. 그런 만큼 집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고 관심도 높다. 한마디로 고관여 상품인 것이다.

최근 필자 회사 연구센터에서 발표한 2012년 주거공간 트렌드에 따르면 집을 시간 단위로 빌려쓰는 타임셰어 시대가 오고, 부모와 함께 살면서 집을 같이 쓰되 독립된 공간을 사용하는 ‘신캥거루족’ 집 등이 등장할 것이라 한다. 올해 강소주택이 크게 유행했으나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강소주택 인기 속에 일부 고급·대형 주택을 선호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고, 의학의 발달로 ‘인생 100세 시대’를 맞으면서 집이 재테크뿐만 아니라 은퇴 후 ‘효(孝)테크’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돈을 벌어 주택을 소유하기보다는 사용하기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유의 주체로 회사나 공공이 나서야 원활한 공급이 될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주택시장의 외부 환경도 아주 다이내믹하게 변화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월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은 11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한다. 일자리를 찾거나 관광을 하러 쓰나미처럼 이 땅으로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만 외국인타운이 20곳 이상 생겨났다. 왕십리 베트남타운, 광희동 몽골타운, 혜화동 필리핀타운, 이태원 이슬람타운, 이촌동 일본타운 등이 유명하다. 각각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우리나라 속 이국지대, 즉 ‘샐러드볼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주택시장은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주택시장을 둘러싼 외부환경 또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주택 전문가들은 밀려드는 외국인들도 주택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 할 변수인데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수도권 전세난이 가중됐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정부가 유럽연합(EU), 미국과 연이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하지 못하면 주택수급 정책에 큰 착오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12·7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이번 대책은 2008년 현 정부 출범 이후 세제조치를 포함해 총 21번째이며, 올 들어서만 여섯 번째 발표된 대책이다.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등이 주요 정책 내용이다. 바닥으로 떨어진 부동산 시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극약처방’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내놓은 이번 대책에 대해 시장은 하루 이틀 꿈틀하는 것 같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오히려 서울시와 이견이 불거지면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초조한 정부는 올 1년간 두 달에 한 번 꼴로 정책을 내놓았다. 매번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카드다.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고 호소하며 국민과 시장이 반응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잦은 대책은 피로감을 쌓아 정부의 말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게다가 일반 주부들이 직접 느끼고, 분석하고, 교류하면서 나누고 있는 정보와 정부 당국자가 책상머리에서 분석하는 정보의 질적 차이가 정책의 ‘약발’을 제한적으로 만드는 것인지 모른다.

주택시장은 생활, 문화, 경제 사정에 따라 빠르게 변화해 왔다. 그만큼 적절한 타이밍, 치밀한 분석,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 등이 필요하다. 정책 당국은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집의 속성과 주택 트렌드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없이 단순하게 목전의 문제에만 신경 써 왔던 것이 아닌지 되짚어 볼 일이다.

침체된 주택시장을 한 번에 확 바꾸는 획기적인 정책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오랜 기간 많은 실망을 해왔다. 다만 주택 시장의 속성을 좀 더 이해해 진일보된 통큰 정책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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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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